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2025년 1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8.98%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KB국민은행으로부터 통계 작성 업무를 이관받아 공표하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통계를 2004년까지 소급하면 서울 아파트값 연간 상승률은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최대 폭이다. 종전 최고치였던 문재인 정부 시기 2018년(8.03%), 2021년(8.02%)의 기록도 모두 넘어섰다.
주택 유형 전반에서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7.07% 올라 2008년(9.5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도 각각 5.26% 상승하며 최근 수년 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상승세는 서울 핵심 지역에 집중됐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는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는 22.52% 오르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성동(18.75%), 마포(14.22%), 용산(13.26%) 등 이른바 ‘마용성’도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 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 지역은 1~4%대 상승에 그치며 지역 간 격차가 뚜렷해졌다. 도봉은 0.09%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전국적으로는 온도차가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04% 상승에 그쳤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은 0.71% 하락하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뚜렷했다. 지난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0.93%로 전년보다 둔화됐지만, 월세는 1.44% 상승하며 최근 10년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3.94%로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송파(8.45%), 용산(7.23%), 강동(6.24%) 등 집값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월세 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서울 집값 상승 여파는 오피스텔 시장으로도 번졌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오피스텔 매매·전세·월세 가격은 모두 전 분기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전세사기 여파와 대출·규제 환경 속에서 아파트 대체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은 “서울과 수도권의 학군지,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 기반의 상승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며 “외곽과 일부 공급 과잉 지역은 약세를 보였지만 재건축 등 중장기 개발 기대가 있는 단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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