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스타 벤처스 앞세워 美 테크·바이오 조기 투자
나스닥 상장·M&A로 이어진 해외 회수 성과 주목
나스닥 상장·M&A로 이어진 해외 회수 성과 주목
[한국금융신문 김하랑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의 해외 투자가 ‘시도’ 단계를 지나 성과를 점검할 시점에 들어섰다. 현지 법인과 상주 인력을 기반으로 한 직접 투자가 늘어나며 트랙레코드가 축적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VC 글로벌 투자 성적표’ 시리즈를 통해 주요 VC들의 해외 거점 전략과 실질 성과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아주IB투자가 미국 보스턴·실리콘밸리를 양축으로 한 해외 법인을 앞세워 글로벌 투자 트랙레코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중심의 보스턴 법인과 AI·딥테크에 특화된 실리콘밸리 거점을 분리 운영하며 섹터별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지 심사역 중심의 직접 투자 체제를 통해 나스닥 상장, 전략적 엑시트 등 가시적인 성과를 쌓으면서 ‘국내 VC의 해외 투자 실험’ 단계를 넘어 실질적 성과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솔라스타 벤처스’로 시작된 해외법인 전략
아주IB투자의 해외 투자 전략은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 솔라스타 벤처스(Solasta Ventures)에서 출발했다. 아주IB투자는 2013년 보스턴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미국 현지 투자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다수 국내 VC들이 해외 펀드 출자나 공동 투자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아주IB투자는 초기부터 현지 상주 인력을 통한 직접 투자 체계를 지향했다. 이후 2019년 해당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하며 해외 투자를 ‘조직 단위 전략’으로 격상시켰다.
보스턴을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은 명확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클러스터로 꼽히는 보스턴은 신약 개발, 세포·유전자 치료제, 플랫폼 바이오 스타트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아주IB투자는 국내에서 축적해온 바이오 투자 경험을 해외로 확장하는 데 있어 보스턴이 가장 적합한 테스트베드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솔라스타 벤처스는 설립 초기부터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 집중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이같은 전략은 바이오 투자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아르셀엑스(Arcellx)다.
아주IB투자는 솔라스타 벤처스를 통해 미국 바이오기업 아르셀엑스에 2019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약 60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과 2022년 후속 투자를 이어가며 누적 투자 규모를 160억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Arcellx는 2014년 설립된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난치성 다발성 골수종(rrMM)을 타깃으로 한 CAR-T 치료제와 차세대 세포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후 아르셀엑스는 2022년 초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 15달러로 출발한 주가는 2025년 11월 말 기준 70달러를 상회하며 시가총액은 원화 기준 약 5조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시리즈B 단계부터 장기간 투자를 이어온 아주IB투자 입장에서는 이번 투자에서 상당한 규모의 회수 성과가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회수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멀티플 8배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솔라스타 벤처스를 통한 성과는 아르셀엑스에 그치지 않는다. 아주IB투자는 과거 ATEA Pharmaceuticals, Apellis Pharmaceuticals 등 미국 바이오 기업에 투자해 상장 또는 회수를 경험하며 해외 바이오 투자 트랙레코드를 축적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발성 성과가 아닌, 현지 법인 체제를 기반으로 한 반복 가능한 투자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지점 법인 전환…AI·로보틱스 조기 베팅
아주IB투자는 보스턴 바이오 투자 성과를 발판 삼아 미국 실리콘밸리 거점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기존 지점 형태로 운영해 오던 실리콘밸리 조직을 법인으로 전환하며, 바이오 중심의 보스턴 법인과는 다른 역할을 부여했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클라우드 등 딥테크 전반을 전담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실리콘밸리 진출은 단순한 지역 확장이 아니라 투자 전략의 분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주IB투자는 보스턴 법인을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검증된 투자 모델을 구축한 뒤, 기술 산업 전반으로 투자 스펙트럼을 넓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AI·로보틱스 스타트업과 빅테크 생태계가 밀집한 지역으로,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초기 단계에서 기업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점이 고려됐다.
실리콘밸리 지점은 초기부터 AI·로보틱스 분야를 중심으로 딜 소싱을 진행해왔다. 단기적인 유행보다는 산업 구조 변화를 이끄는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제조·물류 자동화, 고성능 컴퓨팅(HPC), AI 기반 소프트웨어 등 장기 성장성이 높은 영역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는 보스턴 법인이 임상 진척도와 기술 검증을 중시하는 바이오 투자 전략을 구사해 온 것과 대비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SpaceX 투자가 꼽힌다. 아주IB투자는 실리콘밸리 거점을 통해 스페이스X에 일정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해당 투자에 대한 수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상 기업가치를 감안할 경우 투자금 대비 두 자릿수 멀티플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도 아주IB투자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AI·로보틱스 관련 기업에 대한 초기·성장 단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을 선별하고, 후속 투자 여부를 단계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이다.
실리콘밸리 지점의 법인 전환은 이러한 투자 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법인화 이후에는 투자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현지 펀드 조성이나 글로벌 투자자와의 협업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아주IB투자는 지난 2013년 미국 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2019년 미국 자회사 솔라스타 벤처스 설립 등 미국 현지 바이오 투자 시장 개척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 왔다"며 "여러 차례 성공적 투자 및 회수 완료 경험을 축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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