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1년차 모집 결과
‘필수과’ 충원 의정갈등 전보다 저조
소청과 20.6% 최하위, 내과도 하락
피부과 98.2%-성형외과 93.1% 채워
‘필수과’ 충원 의정갈등 전보다 저조
소청과 20.6% 최하위, 내과도 하락
피부과 98.2%-성형외과 93.1% 채워
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5.2.3/뉴스1 |
올 3월부터 근무할 신규 레지던트 모집 결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의 충원율이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내세우며 필수과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의정갈등 이전보다 인기가 더 추락한 것이다. 반면 재활의학과와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 등 인기과는 정원을 거의 채웠다.
18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레지던트 1년 차 전기 모집 결과 전체 정원 2725명 중 2001명이 합격했다. 충원율은 73.4%로 의정갈등 직전이던 2024년 상반기 83.2%보다 낮아졌다. 레지던트에 지원할 인턴 중 일부가 복귀하지 않거나 입대해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정원은 예년보다 30%가량 줄었다.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 충원율은 의정갈등 전보다도 저조했다. 소아청소년과 충원율은 20.6%(34명)로 전체 모집과 중 가장 낮았다. 2년 전 26.2%(54명)보다 떨어진 건 물론이고 그나마도 수도권에만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충원율이 38.1%(24명)였던 흉부외과도 25%(11명) 충원에 그쳤다. 지방에선 “신규 전문의가 급감하면서 머지않아 심장 수술을 할 의사를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중증환자를 다뤄 모집 규모가 가장 큰 내과는 2년 새 지원율이 95.3%에서 67.6%로 급락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내과 전문의 절반은 대학병원 교수로 남는데, 당직 부담이 크고 중환자도 많은 교수직 선호도가 줄면서 전공의 지원이 감소했다”고 했다. 응급의학과(55.3%), 산부인과(61.4%) 등도 예년보다 충원율이 떨어졌다.
반면 ‘피안성’과 ‘정재영’(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으로 불리는 인기과들은 정원을 거의 다 채웠다. 재활의학과와 이비인후과의 충원율은 100%였으며 피부과(98.2%), 성형외과(93.1%) 등도 높았다.
필수과 충원율이 의정갈등 전보다 낮아진 것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젊은 의사들은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환자나 보호자에 의한 폭행 사건, 야간 근무 등으로 인해 응급실 근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했다. 서울 대형 병원의 한 소청과 전공의는 “아이들의 기대여명이 높아 한번 소송에 걸리면 수십억 원의 배상 책임이 생긴다”며 “누가 이런 위험을 안고 사명감만으로 일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필수과 레지던트가 수도권에만 쏠리면서 지방 필수과 수련 체계가 붕괴되고, 지역 필수의료는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의석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상반기 흉부외과 레지던트를 확보한 수련병원은 전국 5, 6곳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지역의사제’로 배출된 의사들이 지역에서 수련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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