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PSMC공장 클린룸 확보
캐파 경쟁, 양산일정 우위 노려
내년부터 D램 생산 확대 전망
마이크론의 대만 타이중 팹 모습 /사진제공=마이크론 |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AI(인공지능)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 중인 미국 마이크론이 생산능력 확대에 본격 나섰다. 신규 팹(생산라인) 건설 대신 기존 공장인수 전략을 택하며 양산시점을 앞당기는데 초점을 맞췄다. '만들면 팔리는 시장환경' 속에서 글로벌 메모리업체들의 캐파(생산능력) 전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17일(현지시간) 대만 미아오리현 통뤄에 위치한 PSMC의 P5 팹을 인수하기 위한 LOI(인수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인수대금은 현금 18억달러(약 2조6500억원)다. 대만 업체인 PSMC는 글로벌 D램 매출 6위 업체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함께 영위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마이크론은 300㎜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30만㎡ 규모의 클린룸을 확보한다. 거래는 관련 규제 승인절차를 거쳐 올해 2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단계적으로 장비를 반입해 D램 생산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마이크론 측은 "내년 하반기부터 의미 있는 수준의 D램 웨이퍼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고객의 장기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글로벌 생산능력 확장전략을 보완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PSMC와 D램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는 HBM(고대역폭메모리) 후공정과 패키징 영역에서 협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은 대만을 D램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만 지역이 마이크론 전체 D램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타이중 공장은 HBM 생산의 중심축이다. 이번 PSMC P5 팹 인수도 타이중 사업장과 인접해 운영·공급망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이 고려됐다.
마이크론이 기존 반도체공장을 인수한 건 그만큼 양산일정을 앞당길 수 있어서다. 신규 팹을 건설할 경우 부지 확보부터 양산까지 5~7년이 소요되지만 기존 클린룸을 활용하면 약 2년 내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빠른 생산능력 확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메모리 시장에서는 AI 서버용 수요급증으로 메모리 부족현상이 나타난다. 메모리 가격급등으로 D램과 HBM 생산능력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마이크론은 기업용 D램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다음달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에서 29년 만에 철수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생산능력 확장에 속도를 낸다. SK하이닉스는 용인(경기)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공장을 기존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내년 2월에 가동한다. 청주(충북) M15X 공장도 다음달부터 HBM 양산에 들어간다. 최근에는 청주에 19조원을 투자해 'P&T(패키지&테스트)7' 공장건설을 결정했다.
메모리반도체 생산능력 1위인 삼성전자도 공격적인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경기) P4(4공장) Ph4(페이즈4), Ph2의 준공시점을 앞당겼다. P5(5공장) 공사도 본격 재개했다. P5의 양산목표 시점은 2028년 하반기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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