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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도 신공항 또 유찰, 이유가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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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도 신공항 또 유찰, 이유가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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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의 조감도./부산시

'가덕도신공항'의 조감도./부산시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사 재입찰이 또 유찰됐다. 2개 이상 사업자가 참여해야 입찰이 성립하는데,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참여해 자동 유찰됐다. 정부가 재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다시 유찰돼 결국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으로 갈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은 그동안 시공사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 4차례 유찰 끝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2024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작년 5월 사업을 포기했다. 공사 기간이 7년으로 턱없이 부족하고 안전 문제 우려가 크다는 이유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공사 기간을 2년 가까이 늘리고 공사비도 증액하는 등 입찰 조건을 완화했지만 또다시 유찰 사태를 맞은 것이다.

원래 공사비를 떼일 리 없는 국책 사업은 건설사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사업이었다. 그런데도 몇 번째인지 세기 힘들 정도로 유찰이 반복되고 맡은 건설사도 사업을 포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는 만큼 공사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침하 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크고 태풍·해일에 취약한 위치인 것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어려움에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자칫 인명 사고가 나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가덕도 신공항은 입지 때문에 공사 기간은 물론 개항 후에도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가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기계적으로 재입찰 공고를 낼 것이 아니라 가덕도 신공항 건설공사가 반복적인 유찰사태를 빚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용기를 내야 한다. 정치적 고려를 일제 제쳐놓고 신공항 문제가 무엇인지, 극복할 방안이 정말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우여곡절 끝에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지만, 2020년 문재인 정권이 부산시장 선거용으로 꺼내고, 표를 의식한 국민의힘도 동조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었다는 이유로 정략적으로 서두를 일이 아니다. 무엇이 진짜 국익에 부합하면서도 부산 경남 주민들을 위하는 길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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