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주행거리·즉각적 토크로 진화한 ‘고카트 감성’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SE. 김수지 기자 |
도심 속 좁은 골목을 가볍게 누비던 MINI가 전기차 시대에 맞춰 완성도를 높였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SE(이하 쿠퍼)'는 브랜드 특유의 아담한 차체와 고유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행거리와 성능을 한층 강화했다. 단순한 전동화 모델이 아니라 MINI만의 ’고카트 감성‘을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로 재해석한 차다. 작은 차체 안에 담긴 정제된 디자인과 새 주행 인터페이스는 ’작은 차, 큰 즐거움‘이라는 MINI의 철학을 이어간다.
감성 해치백, 전동화로 거듭나다
16일 서울 중구에서 경기도 시흥 오이도까지 약 50km, 왕복 100km 구간을 주행했다. 도심과 교외를 오가는 구간에서 체감한 첫인상은 MINI 특유의 ‘감각적 단단함’이었다.
3도어 해치백 구조의 쿠퍼는 MINI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담하다. 실내는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불필요한 버튼은 대부분 사라졌고, 대시보드는 군더더기 없이 정리돼 있다. 직물 스트랩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MINI가 협업해 개발한 디스플레이가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김수지 기자 |
실내의 중심에는 원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다. MINI가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이 디스플레이는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공조,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단순한 정보창 역할에 그치지 않고, MINI 브랜드의 개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요소다.
쿠퍼는 ‘익스피리언스 모드’를 통해 주행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코어(Core), 그린(Green), 퍼스널(Personal), 비비드(Vivid) 등 최대 7가지 모드가 있으며, 모드에 따라 그래픽·조명·사운드가 함께 바뀐다. MINI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고-카트(Go-Kart)’ 모드는 특히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스포츠 모드에 해당하지만, 가속 반응과 인위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운전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주행거리 두 배로…성능도 ‘미니’하지 않다
전동화 성능은 확실히 개선됐다. 2019년에 출시된 미니 일렉트릭이 완충 기준 150㎞ 수준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모델은 환경부 복합 기준 300㎞ 를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0분이 소요돼 충전 편의성도 개선됐다.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6.7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응답으로 페달을 밟는 즉시 속도가 붙는다. 작은 차체에서 나오는 응집된 가속감은 MINI만의 ‘고카트 감성’을 한층 또렷하게 만든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SE 후면부. 김수지 기자 |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차체가 낮고 휠베이스가 짧은 만큼, 노면 상태가 거친 구간에서는 진동이 그대로 실내로 전달됐다. 서스펜션은 탄탄하지만, 충격 흡수력은 제한적이어서 도로 요철을 지날 때마다 작은 차의 물리적 한계를 느끼게 했다.
3도어 구조는 디자인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실용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좌석 등받이를 젖혀 2열에 탑승하는 구조라 승하차가 쉽지 않다. 다만 뒷좌석은 짐을 놓는 용도로는 충분히 유용하다.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SE 2열의 모습. 김수지 기자 |
MINI, 여전히 ‘감성으로 사는 차’
지난해 국내에서 올-일렉트릭 MINI 쿠퍼 SE는 929대, 고성능 JCW 모델은 77대가 판매됐다. 수치는 크지 않지만, MINI의 존재감은 여전히 뚜렷하다.
국내 기준 쿠퍼 클래식 트림의 가격은 5200만원대다. 동급 가격대의 기아 EV6, 르노 세닉 E-테크와 비교하면 주행거리나 공간 편의성 면에서는 다소 아쉽다. 그러나 MINI는 실용성보다 감성에 방점이 찍힌 브랜드다. 소비자들이 MINI를 선택하는 이유는 효율이 아니라 ‘경험’에 가깝다.
‘작지만 강한 차.’ MINI의 전기화는 그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귀여운 디자인과 성능, 감성과 즉각적인 힘이 공존하는 전기 해치백. 전동화 시대에도 MINI는 ‘작은 차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이라는 자신만의 영역을 지켜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