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반부패다큐 ‘한걸음 끊기지 않고 반걸음 후퇴하지 않는다(一步不停歇 半步不退?)’의 한 장면 |
중국중앙TV(CCTV)가 해마다 연초 방영하는 반부패 특별 다큐멘터리에서 가상통화 이더리움으로 뇌물을 받은 전 인민은행 간부의 사례를 내보냈다.
지난 15일 CC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정책을 이끌었던 야오첸 전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소장(56)의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수사관들은 야오 전 소장이 가족 명의로 베이징에 2000만위안(약 42억원)의 별장을 구입한 것을 보고 의심을 품었다.
수사관들은 야오 전 소장이 거래소 상장을 도왔던 무명 가상자산 회사 대표로부터 이더리움 코인 2000개를 받았다고 파악했다. 중국은 2017년 코인공개(ICO)를 금지했지만 기업들은 법안의 불분명한 규정을 이용해 해외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었다.
야오 전 소장은 이더리움 가치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 앞서 기업 대표로부터 받은 이더리움 370개를 1000만위안(약 21억원)에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신분을 들키지 않도록 타인 명의 계정으로 자산을 수령하고 4차례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했다.
수사관들은 아울러 야오 전 소장이 익명의 정보 서비스 회사로부터 1200만위안(약 25억원)의 현금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당국은 야오 전 소장에게 가상통화 지갑 계정을 제공한 직원도 수사 중이다.
야오 전 소장은 인민은행에서 디지털 위안화 개발팀을 이끌었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서 기술감독 책임도 역임했다. 2024년 4월 반부패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같은 해 11월 당에서 제명됐다. 구체적 혐의는 다큐멘터리에서 처음 공개됐다. 처벌 여부와 수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CCTV 다큐멘터리는 가상통화는 온라인상의 단순한 숫자열로 존재하기 때문에 “규제하기가 극히 어렵다”면서도 현금화 과정에서 거래 기록이 남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조사관들이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을 활용한 부패를 당국이 과학기술을 활용해 적극 잡아낸다고도 강조했다.
CCTV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당의 반부패 수사 강화 기조에 맞춰 최근 해마다 중앙기율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연초 황금시간대에 반부패 다큐멘터리를 방영해왔다. 다큐멘터리는 당의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와 부패에 연루된 간부들의 참회를 전달한다.
2024년에는 ‘축구 부패’ 문제가 다뤄졌고, 지난해에는 학교 급식 자금 횡령과 농지 비리, 주택 안전 문제 등 소규모 비리부터 중국공산당 내 대형 부패까지 다양한 사건과 적발·처벌 과정을 대중에 소개했다. 올해는 정경 유착과 과학·기술을 활용한 부패 적발 케이스 등 12개 사례를 전한다.
시 주석은 지난 12일 개막한 20기 중앙기율위 5차 전체회의에서 “겉과 속이 일치하는 지방간부를 기용하겠다”며 15차 5개년 계획의 목표 실현을 위해 부패와의 싸움을 더욱 확고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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