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대만, 미국에 공장 짓고 반도체 품목관세 면제 …한국 재협상 나설 듯

경향신문
원문보기

대만, 미국에 공장 짓고 반도체 품목관세 면제 …한국 재협상 나설 듯

속보
연준 의장 불확실성, 미증시 일제 하락…다우 0.17%↓
미국, 대만 관세 25%에서 15%로
대미투자 많을수록 관세 우대 커져
TSMC 미국에 공장 5곳 추가 증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미국이 대만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미 투자와 연계된 반도체 품목 관세 면제 조건을 처음으로 구체화했다. 대미 관세협상에서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은 한국은 다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대만은 15일(현지시간) ‘상호관세’(국가별 기본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미국은 이에 더해 대만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증설하면 기본 관세에 더해 추가로 부과하는 반도체 품목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대만 기업은 해당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 생산능력의 2.5배까지 관세를 면제받는다. 2.5배 초과 수입분에는 우대율이 적용된다. 생산시설 완공 후에는 신규 생산 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면제받는다.

가령 칩 1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미국에 증설하는 대만 기업은 건설 기간에는 칩 250만개까지 관세를 면제받는다. 건설 후에는 칩 150만개까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즉, 반도체 생산을 미국에서 많이 할수록 관세 우대 혜택도 커진다.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에 공장을 유치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략이 반영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며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다면 관세는 100%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을 두고 미국이 대만을 첫 주자 삼아 다른 반도체 관세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6개를 새로 짓거나 증설 중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반도체 생산시설 5곳을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한국은 재협상이 불가피해졌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관세에 관해선 명확한 합의를 이뤄내진 못했다. 미국은 한국에 ‘반도체의 교역 규모가 한국 이상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최혜국대우)을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은 품목관세를 면제받는 생산시설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SK의 경우 불분명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만은 이번 협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고 자평했다. 대만 협상단을 이끈 정리쥔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격)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품목 관세와 관련해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며 “미국이 대만을 중요한 반도체 전략 파트너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 등이 전했다.

다만 대만이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내건 대미투자액 5000억달러(약 735조원)를 두고 미국과 대만에서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 규모에 비해 지나친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만의 국책연구기관인 중화경제연구원 롄셴밍 원장은 16일 페이스북에 5000억달러 가운데 2500억달러는 기업 직접투자, 2500억달러는 정부의 신용보증이라며 기업 직접투자와 신용보증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고 적었다.


앞서 한국은 3500억달러(약 514조원), 일본은 5500억달러(약 80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각각 25%이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췄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