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영 기자]
'임종룡호' 2기 출범을 앞둔 우리금융지주가 연초부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임종룡 회장의 연임을 바라보는 당국의 서늘한 시선과 계속해서 '종합금융그룹' 미션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부통제 리스크로 편치 않은 시작을 알리고 있다.
'연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이후 금융당국이 16일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며 매스를 꺼내들었다. TF는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 |
'임종룡호' 2기 출범을 앞둔 우리금융지주가 연초부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임종룡 회장의 연임을 바라보는 당국의 서늘한 시선과 계속해서 '종합금융그룹' 미션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부통제 리스크로 편치 않은 시작을 알리고 있다.
'연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이후 금융당국이 16일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며 매스를 꺼내들었다. TF는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관행을 겨냥해 "6년을 기다리다 보면 차세대 리더도 '골동품'이 된다"고 직격하며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이 같은 '엄포'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각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돼 연임을 확정지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좌불안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8대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특별 점검에 들어간다. 임 회장의 연임 과정 역시 점검 대상으로 거론된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달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면서 사실상 3년 연임에 성공했다. 현직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건 우리금융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로 공식화될 예정이다. 통상 단독 회장 후보는 주총에서 무난히 의결되는 게 관례지만,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의 강한 메시지 상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성장 발목 잡는 '내부통제 리스크'
임 회장의 연임 배경은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과 자본비율 개선 등이 지목되고 있다. 임 회장은 정부 정책 기조인 '생산적 금융'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생산적 금융은 기업금융 명가인 우리금융이 가장 자신 있게, 그리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종합금융그룹 도약이란 미션에도 불구하고 내부통제·리스크 관리 취약 문제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문제는 지난해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심사 지연, 조건부 승인 등과 맞물리며 경영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했다.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은 건 21년만에 처음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승인하면서 내부통제 개선을 조건으로 명시했지만, 이후에도 우리은행에서 횡령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실질적인 개선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금융사고 발생 건수가 2025년 1분기 3건에서 2분기 6건, 3분기 10건으로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공시한 10억원 이상 금융사고는 총 3건으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1000억원대 신용장 사기로 글로벌 실적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 같은 내부통제 리스크가 이어질 경우 추가 M&A 추진 등 성장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제재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은 5년 간 우리은행에서 총 2334억원 규모의 부당·부실 대출이 적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총 730억원 가운데 62%에 달하는 451억원이 임 회장 취임 이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금감원이 최근 제재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련 리스크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쇄신 대신 안정...책임 경영 '숙제'
이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건 위기 관리 능력을 높이 산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위원장 출신의 관록으로 당국의 거센 압박을 방어하고 느슨해진 조직 기강을 다잡을 인물은 현시점에서 임 회장이 유일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 회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지주사 별도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선임하고 모든 계열사 소비자보호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해 내부통제·소비자보호 대응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금융인으로서 신뢰와 정직을 기본으로 하며 고객을 최우선에 두는 철저한 자세가 이제 우리금융의 진짜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며 "그렇게 쌓아 올린 신뢰와 변화의 깊이가 우리금융의 미래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일성과 달리 향후 2기 체제의 방향성을 제시할 과감한 인적 쇄신은 보이지 않았다. 임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자회사 대표 11명 중 10명을 유임하며 기존 경영진의 영향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실적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누적 순이익이 역성장하는 등 실적 불안감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쇄신 대신 안정과 연속성을 택한 셈이다.
이 같은 임 회장의 판단은 연말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성과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형태를 갖춘 건 임 회장의 성과로 평가되나 내실 강화와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6년 비은행계열사 이익 증가를 2000억원 내외로 전망한다"며 "보험사 인수 후 기본자본지급여력(K-ICS) 비율 관리가 우선시 될 수 밖에 없겠지만 1500억원 수준의 이익 기여는 가능하며 증권 역시 2025년 통합 증권사 출범에 따른 판관비 500억원 증가로 연간 실적은 기존 대비 다소 부진하나 연간 700억원의 이익 기여는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