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조 마무리
경기부양 대신 환율·금융안정 방점
금통위원 ‘금리전망’ 의견차 좁혀져
시장 즉각반응…‘인상 전환’에 촉각
경기부양 대신 환율·금융안정 방점
금통위원 ‘금리전망’ 의견차 좁혀져
시장 즉각반응…‘인상 전환’에 촉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를 삭제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을 내렸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영업부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
‘인하 시기 검토’(2024년 7월) →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2024년 10월) → ‘인하 속도 등을 결정’(2024년 11월) →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2025년 1월) →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2025년 11월) → ‘추가 인하’ 삭제(2026년 1월)
1년 반 동안 이어진 한국경제의 ‘금리 인하’ 기조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향후 통화정책의 무게추가 ‘경기 부양’에서 ‘환율 방어’와 ‘금융 안정’ 등으로 이동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기조 전환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전날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관련 문구를 삭제한 것은 2024년 7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횟수 기준으로 보면 13번째 만이다.
2024년 7월 금통위는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통방문에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하겠다는 문구를 처음 넣으며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냈다. 이후 8월 한 차례 더 금리를 동결한 뒤, 10월 0.25%포인트 금리를 낮추면서 본격적인 인하 기조에 돌입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통방문에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하겠다”는 문구를 매번 넣으면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내렸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였다. 당시 금통위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통방문 문구를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고쳤다. ‘여부’를 넣었고, ‘속도’를 빼며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두 달 뒤 열린 이번 금통위에서는 통방문에서 ‘금리 인하’ 문구를 아예 삭제했다.
고환율에 부동산 과열 등 금융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최근 경제성장률이 앞선 예상보다 더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한은으로서는 이제 금리를 더 낮출 명분이 약해진 것이다. 이로써 1년 6개월가량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시장에서는 이제 금리 인상 기조 전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수출 호조에 더해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며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고착화하면서 물가 상승 압박까지 커지면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고환율 상황을 고려하면 인상 여지를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환율이 높아져 물가에 영향을 주거나, 경제성장률이 올라 GDP(국내총생산) 갭이 높아진다면 정책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인상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배제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발언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졌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시장금리도 직전 금통위보다 한층 매파적(통화 긴축)으로 해석된 메시지에 즉각 반응했다.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상승해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전일 대비 각각 9.4bp(1bp=0.01%포인트), 7.5bp씩 올랐다.
다만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방향을 꺾는 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최근 5번 연속 동결을 결정하는 동안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의 ‘전원일치’는 처음 동결을 결정한 지난해 7월과 이번 뿐이었다. 나머지 세 번의 회의에서는 1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있었다. 특히, 3개월 후 기준금리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가장 많은 5명이 동결을 전망했다. 그전까지는 인하 전망이 2~4명 많거나 동률이었다.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금융불균형 완화를 전제로 2분기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금융 불안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상상인증권은 상반기 중 한 차례 인하 전망을 기준금리 동결로 수정했다. 하나증권은 애초 올해 5월과 11월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는데, 이번에 11월 한 차례 인하로 줄였다. 김벼리·유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