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2026 유망바이오 톱10]큐리언트, ‘모카시클립’ 잠재력 끌어낼 한 해⑨

이데일리 나은경
원문보기

[2026 유망바이오 톱10]큐리언트, ‘모카시클립’ 잠재력 끌어낼 한 해⑨

속보
연준 의장 불확실성, 미증시 일제 하락…다우 0.17%↓
이 기사는 2026년01월10일 08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큐리언트(115180)는 지난해 시가총액이 8배 성장하며 신약개발사로서 시장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지난 2024년 12월30일까지만 해도 1400억원에 불과하던 큐리언트의 시총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기대감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큐리언트 주가 성장의 주역이었던 두 축이 이르면 올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이사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이사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물 들어올 때 노 젓기’…모카시클립 들고 JPMHC로

큐리언트 주가 성장의 핵심 동력인 ‘모카시클립’과 ‘텔라세벡’ 모멘텀은 올해도 유효하다. 가장 먼저 주목할 요소로 최근 영국 캐릭 테라퓨틱스(캐릭)의 임상 2상 성공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모카시클립(Q901)이 꼽힌다.

모카시클립은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Cyclin-Dependent Kinase)7 저해제인 표적항암제다. 인간에게는 총 20개의 CDK 단백질이 있는데 이중 모카시클립이 타깃하는 CDK7은 리보핵산(RNA) 전사조절과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CDK7을 억제할 경우 암세포의 세포주기를 멈추고 RNA 전사도 억제된다.

하지만 CDK7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의 생존에도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제까지 신약개발에서의 난제였다. 표적 선택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조금만 과도해도 전신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에서 개발 중인 CDK7 저해제 신약이 캐릭의 사무라시클립(CT7001)과 큐리언트의 모카시클립,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의 ‘REC-617’ 세 개뿐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중 가장 임상 단계가 앞서 있던 캐릭이 먼저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으면서 항암제로서 CDK7 저해제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이사는 “캐릭의 사무라시클립 임상 성과는 CDK4·6 저해제로 인한 내성 유방암에서 CDK7 저해 기전의 임상적 유효성을 처음으로 명확히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큐리언트의 모카시클립은 그간 개발 과정에서 사무라시클립 대비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던 만큼, 이러한 임상적 기전 검증을 계기로 향후 임상에서의 성과에 대한 기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카시클립은 오프타깃 CDK 수가 0개로 사무라시클립(8개), REC-617(2개)보다 적다. 그만큼 선택성이 높아 부작용은 적게 나타난다. 첫 반응 용량은 사무라시클립보다 적은 반면, 조직에 오래 남고 혈액에서는 금방 사라지는 물성 덕에 다른 약물 대비 투약 주기를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시장의 주목도 상승이 체감된다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에 캐릭의 임상 2상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기존에 논의하던 회사 외 새로운 기관들로부터 미팅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달 열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도 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 미팅이 주로 예정돼 있었는데, 캐릭의 데이터 발표 후 모카시클립과 관련된 미팅들이 추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카시클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현재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임상 1상이 1분기 중 종료될 예정인데, 여기서 임상 2상 권장용량(RP2D)을 도출해 임상 2상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DK4·6 저해제 기전으로는 이미 10년 전 계열 내 최초 신약이 나왔다. 그 이유는 CDK4·6이 CDK7에 비해 비교적 암세포 의존성이 높아 부작용 리스크가 적었기 때문이다. 2015년 화이자의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가 FDA 허가를 받으면서 개화된 CDK4·6 저해제 시장은 어느덧 연간 150억 달러(약 22조원)를 웃도는 빅 마켓이 됐다(2025년 추정치).

하지만 CDK4·6 저해제의 경우 치료 2년 전후로 내성이 발생하는 것이 큰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카시클립이 '넥스트 CDK4·6 저해제'로서 제약·바이오 업계에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부르는 게 값’ 수천억원대 빅 티켓 수령 가시권

텔라세벡의 조건부 허가가 큐리언트에 가져다줄 최소 2500억원짜리 티켓도 있다. 텔라세벡은 부룰리궤양 치료제 후보물질로 큐리언트가 개발해 2023년 국제 결핵치료제 개발기구 TB얼라이언스에 기술 수출했다.

당시 큐리언트는 TB얼라이언스로부터 선급금(업프론트)을 받지 않는 대신 우선심사 바우처(PRV·Priority Review Voucher) 수령 권리를 오롯이 큐리언트가 갖는 것으로 계약했다.

PRV란 1년 이상 걸리는 신약승인 검토 기간을 6개월로 줄일 수 있는 우선심사 권리로 제약사들로 하여금 수익성이 제한적인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FDA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말한다. PRV는 조건부 허가와 동시에 FDA가 발급해주는데 일종의 바우처인 PRV를 수령한 회사는 제3자에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가장 최근 거래된 PRV 가격은 1억7500만달러(2500억원)에 이른다. 독일 머크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이 같은 PRV 처분 내역을 밝혔다. FDA가 PRV 발급분야를 축소해 PRV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거래가격은 1년사이 2000만달러(292억원) 이상 올랐다.

TB얼라이언스는 지난해 10월 텔라세벡 부룰리궤양 치료제 임상 2a상에서 40명 전원이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밝혀 PRV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이르면 1분기 중 환자 수를 80명으로 확장해 진행한 임상 2b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임상 2b상 종료 후 TB얼라이언스는 FDA와의 미팅을 통해 환자 수를 늘려 추가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지 아니면 바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지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조달의 경우 당장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남 대표는 “큐리언트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오는 2027년까지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PRV 수령, 기술 수출과 같은 현금유입 이벤트도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략적으로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