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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방 우유가 더 건강하다더니?"···14년 만에 美 '우유 전쟁' 다시 불붙였다

서울경제 이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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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방 우유가 더 건강하다더니?"···14년 만에 美 '우유 전쟁' 다시 불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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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우유 전쟁’이 다시 불붙었다. 저지방 우유가 정말 더 건강한지, 아니면 일반 우유가 오히려 낫다는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불씨를 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건강한 아이들을 위한 우유법’에 서명했다. 연방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공립학교들이 학생들에게 일반 우유를 다시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2012년부터 이어져 온 저지방·무지방 우유만 허용 정책을 14년 만에 사실상 뒤집은 결정이다.

해당 규제는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됐다. 당시 미국 정부는 아동 비만과 당뇨 문제를 이유로, 지방 함량이 높은 일반 우유를 학교 급식에서 배제하고 저지방·무지방 우유만 제공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서명을 통해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 ‘식단 규제 정책’을 공개적으로 폐기한 셈이다.

일반 우유는 지방 함량이 3~4%로, 200㎖ 기준 열량이 120~150㎉ 수준이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 보건 당국은 우유의 포화지방이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운다며 저지방 유제품 섭취를 권고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제품의 지방 함량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저지방 우유는 지방을 줄이는 과정에서 칼슘·단백질·필수 지방산 등 유익한 영양소까지 함께 손실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일제히 옹호에 나섰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학생 영양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필요했던 변화”라고 했고,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도 “일반 우유를 배제한 오바마 캠페인을 바로잡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해석도 뒤따른다. 낙농업계는 오랫동안 저지방 우유 정책이 업계에 타격을 줬다며 규제 철폐를 요구해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이번 변화는 나에게 표를 던진 미국 낙농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건강 논쟁이 아니라 업계 로비의 결과”라는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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