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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특검은 뭉개고… 與 ‘2차 특검’ 상정

조선일보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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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특검은 뭉개고… 與 ‘2차 특검’ 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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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공천 특검 野 요구 무시
개혁신당 천하람 첫 필리버스터
국민의힘 장동혁은 단식 돌입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맨 오른쪽) 대표와 한병도(오른쪽에서 둘째)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맨 오른쪽) 대표와 한병도(오른쪽에서 둘째)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국회 본회의에 ‘2차 종합 특검법(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상정했다. 지난달 수개월에 걸친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수사가 종료됐고 특검은 지난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란을 완전 청산하겠다”며 또다시 2차 특검을 들고나온 것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날 “민주당의 2차 특검은 지방선거용 내란 몰이”라며 반대하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특검이라는 특별한 칼을 이미 죽은 정권의 부관참시만을 위해 쓸 수는 없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재탕·삼탕의 2차 종합 특검이 아니라, 현재 살아 있는 권력의 부패를 도려내는 통일교·돈 공천 특검”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24시간 뒤인 16일 오후 토론을 종결시키고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과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등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16일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을 하루 앞두고 여야 간 극한 대치가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사법부와 야당이 반대하는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도입, 재판 소원 도입 등 사법 개편 법안도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사법부 파괴 악법’이라고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尹 사형 구형’ 나왔는데… 내란 프레임 더 굴리겠다는 민주당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본회의를 앞둔 당 회의에서 “내란 세력에 대한 단죄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며 “2차 종합 특검으로 하루빨리 내란과 국정 농단의 진실을 한 점 의혹도 없이 파헤쳐야 한다”고 했다.

앞서 3대 특검은 수사 기간을 세 차례 연장해가며 작년 6월부터 6개월 동안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펼쳤고, 관련자들은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내란 특검은 지난 1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내란과 국정농단의 진상은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특검을 이어가는 것이다.


2차 특검법의 내용도 논란이다. 2차 특검은 원래도 수사 대상 14개, 수사 인력 최대 156명으로 대형 특검이란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2차 특검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치면서 수사 대상 17개, 수사 인력 최대 251명으로 규모가 오히려 더 커졌다. 내란 특검(최대 267명)과 비슷하고 김건희 특검(최대 205명)보다도 큰 ‘매머드급 특검’이 된 것이다.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간으로, 이번 달 출범하면 6·3 지방선거 기간 내내 수사가 이어지게 된다.

또 수사 대상에는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군 각급 부대 등이 12·3 비상계엄에 동조하거나 계엄 후속 조치를 지시·수행했다는 혐의가 포함됐다. 여권 일각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이 계엄에 동조했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를 넣은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선 당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수사 대상인데, 이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이 무효 처리되고 국민의힘은 선거 보조금 약 40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야권에선 2차 특검에 대해 ‘지방선거용 특검’ ‘정치 보복 특검’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미 3대 특검으로 장기간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된 사안들에 대해 또다시 2차 종합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진상 규명이 아니라 야당 탄압·정치 보복 수사의 무한 반복”이라고 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도 “3대 특검이 파헤칠 만큼 파헤쳤고 미흡한 부분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자칫 정치 보복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거둬들이는 게 좋겠다”고 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사실상 3대 특검을 재차 연장하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국회에 제출한 의견에서 “특검 운영은 통상적 수사 체계의 운영에 대한 예외적 조치”라며 “막대한 예산과 인력의 투입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고, 수사 인력 파견 등으로 인한 수사 기관의 수사 지연 등 부수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존 수사와의 중복으로 특검 수사의 효율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이 같은 반대에도 2차 특검법 처리를 강행하면서 여야는 다시 대치 정국에 돌입했다. 16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오찬 간담회도 국민의힘이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서 반쪽짜리에 그칠 전망이다. 개혁신당은 천하람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준석 대표는 해외 일정으로 불참한다.

민주당은 사법 개편 법안도 이달 말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인데, 그러면 이 대통령은 임기 동안 대법관 총 22명을 임명하게 된다.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사실상 4심제 도입이란 지적을 받는다. 법을 왜곡해 적용했다는 이유로 판검사를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 도입법도 악용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2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사법부가 배제된 사법 개혁은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전례가 없다”며 “사법 개혁은 시간과 자력을 겸비한 당사자에게 무한소송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분쟁 해결이 사실심에서 한 번의 재판으로 신속히 이뤄지길 바라는 시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민주당 공천 헌금 및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할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도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의 국민의힘 경선 개입 의혹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선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특검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장 대표의 단식을 ‘정략적인 정치 공세’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으로 불거진 당내 논란 수습을 위한 타개책이라는 것이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장 대표의 단식은 비겁한 책임 회피용 정치 쇼”라고 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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