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 속 MBK파트너스에 대한 제재 수위를 또다시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달 1차 회의에 이어 두 번째 보류로 사법 리스크는 한고비 넘겼지만 행정 제재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달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MBK파트너스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금감원은 사안이 복잡하고 쟁점이 첨예해 제재심 위원 간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 추후 회의를 열어 재심의하기로 했다.
이번 제재심의 핵심 쟁점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상환 조건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이익을 침해했는지 여부다.
금감원은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막고 자사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LP의 동의 없이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자본시장법상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위반한 불건전 영업 행위로 규정하고, 내부통제 의무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GP)로는 이례적인 중징계(직무정지 등)를 사전 통보한 상태다.
반면 MBK 측은 당시 조치가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보전하고 부도를 막기 위한 경영상의 필수적인 판단이었다며, 오히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날(14일) 법원이 김병주 MBK 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 이번 제재심 논의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법원은 "피해 결과가 중한 것은 분명하나,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최악의 오너 구속 사태는 피했지만, 검찰 수사와 본안 재판이 남아있어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길어지면서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를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만약 향후 제재심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직무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MBK는 신규 펀드 조성과 위탁운용사 선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기관경고' 이하의 경징계에 그친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하지만, 시장의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금감원은 다음 달 제재심에서 해당 안건을 다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직무정지 등 중징계 조치는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이 필요해 최종 제재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