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계열사 대표 80여명 참석…3세 신유열도 모습
대부분 임원들, 취재진 질문에 말 아낀 채 회의장 입장
신 회장 "고객 중심 작은 혁신들 모여 큰 혁신 만들 것"
대부분 임원들, 취재진 질문에 말 아낀 채 회의장 입장
신 회장 "고객 중심 작은 혁신들 모여 큰 혁신 만들 것"
신동빈 롯데 회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 있는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과 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한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열었다. 신 회장은 회의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의 경영방침 대전환’을 선언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인적 쇄신 이후 처음 열리는 사장단 회의를 계기로 그룹 안팎의 위기와 불확실성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신 회장 주재로 지주 및 계열사 대표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VCM을 개최했다. VCM은 롯데 전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중장기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회의로 상·하반기에 각각 한 번씩 열린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장기 적자, 롯데쇼핑의 부진, 롯데지주·물산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계열사 CEO 20여명을 교체해 창사 이래 최대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기존 부회장단 전원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리더십 세대교체가 이어졌다. 2022년 도입한 사업총괄 체제인 헤드쿼터(HQ)도 폐지하고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과 독립경영을 강화했다.
이날 회의장을 찾은 계열사 대표들은 대내외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반영하듯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입을 굳게 다물며 회의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간혹 짧은 답변으로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대표들도 있었다.
이원택 롯데GRS 대표는 인공지능(AI) 전략과 관련해 “푸드테크를 강화하겠다”는 짧은 답변만 남겼고, 올해 경영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를 중심으로 주방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부터 알파그릴, 보글봇 등 조리 로봇을 도입 중이다.
김종열 롯데컬처웍스 대표는 “트렌드를 읽고 미리 세상을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컬처웍스는 메가박스중앙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고, 영화관 운영에서 콘텐츠 투자와 배급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의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신 회장은 최근 둔화된 그룹의 성장세와 사업 포트폴리오 불균형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올해 경영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 회장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그룹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선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군별 전략 리밸런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사업별 선결과제로는 식품은 핵심 브랜드 가치 제고, 유통은 상권 맞춤별 점포 전략을 통한 고객 만족 극대화, 화학은 정부 정책에 맞춘 신속한 구조조정 및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이 제시됐다. 아울러 정보 보안 및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강도 높은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도 논의했다.
신 회장은 논의된 선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 할 경영 방침으로 △수익성 기반 경영으로의 전환 △신속하고 능동적인 의사결정 △오만함에 대한 경계 및 업의 본질 집중 등을 제시했다.
특히 신 회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기존 매출 중심의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 강화와 효율적 투자 중심으로 내실을 단단히 다질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명확한 원칙과 기준 하에 투자를 집행하고,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지속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하며 세부사항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룹 거버넌스 조정에 따른 신속하고 능동적인 의사결정도 당부했다. CEO들에게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현안 해결을 동시에 고민하고,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해줄 것을 촉구했다.
신 회장은 과거 성공경험에 갇혀 우리는 다르다는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의 본질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하며, 고객 니즈에 부합되도록 끊임없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신 회장은 “고객 중심의 작은 혁신들이 모여서 큰 혁신을 만들 수 있다”며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책임감을 갖고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익숙함과의 결별 없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고(故) 신격호 롯데 창업주 6주기 추모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신 회장과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고정욱·노준형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아주경제=조재형·홍승완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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