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례적 구두 개입 왜
구윤철 부총리 만난 美 재무장관
“투자 이행 순조롭게 진행” 강조
가파른 원화 절하 놓고도 공감대
내국인, 환율 떨어지자 ‘환전 러시’
달러 팔던 외국인 재매입 기현상
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 출범
상반기 환율 완만한 하락세 전망
구윤철 부총리 만난 美 재무장관
“투자 이행 순조롭게 진행” 강조
가파른 원화 절하 놓고도 공감대
내국인, 환율 떨어지자 ‘환전 러시’
달러 팔던 외국인 재매입 기현상
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 출범
상반기 환율 완만한 하락세 전망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원화 약세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은 건 원·달러 환율이 대미 투자와 긴밀히 연동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환율이 자칫 연간 200억달러 규모로 예정된 한국의 대미 투자를 지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미 재무장관이 원화 절하에 대해 사실상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외환당국은 베선트 발언으로 환율이 급락한 뒤 이날 다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대로 오른 배경으로 달러 저가 매수를 노리는 가수요를 지목하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거시건전성 조치’를 예고했다.
15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구두개입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만나 한국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경계하는 동시에 양국의 무역 및 투자 협정의 이행을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양국 재무장관 회의를 요약한 리드아웃에서 “한국과 미국의 무역 및 투자 협정은 양국의 경제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고, 미국 산업의 역량을 되살릴 것이라고 베선트 장관은 강조했다”라고 명시했다.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 대미 투자와 관련해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 (한국이) 납입 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반영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우리 정부와 사전 교감한 뒤에 나왔다. 재경부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이날 ‘외환시장 관련 현황 설명’ 백브리핑을 열어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이 “원화의 가파른 절하에 우려를 공감하며 안정적인 원화 흐름이 양국 경제협력에 중요한 요소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韓도 美도 ‘원화 안정’ 총력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왼쪽)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구두개입했다. 사진은 베선트 장관이 지난 2025년 12월 한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
15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구두개입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만나 한국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경계하는 동시에 양국의 무역 및 투자 협정의 이행을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양국 재무장관 회의를 요약한 리드아웃에서 “한국과 미국의 무역 및 투자 협정은 양국의 경제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고, 미국 산업의 역량을 되살릴 것이라고 베선트 장관은 강조했다”라고 명시했다.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 대미 투자와 관련해 ‘외환시장 불안 등이 우려되는 경우 (한국이) 납입 시기나 규모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반영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우리 정부와 사전 교감한 뒤에 나왔다. 재경부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이날 ‘외환시장 관련 현황 설명’ 백브리핑을 열어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이 “원화의 가파른 절하에 우려를 공감하며 안정적인 원화 흐름이 양국 경제협력에 중요한 요소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베선트 장관의 이례적인 발언에도 이날 국내 외환시장의 출렁임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전날 베선트 발언이 공개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야간거래(오전 2시)에서 1464원,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62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국내 외환시장이 개장한 이후 내국인들의 가수요가 이어지면서 환율은 다시 오름세를 타 장중 1473원까지 올랐다. 달러를 매도하던 외국인들 역시 이런 흐름을 보고, 다시 달러를 매입하는 방향으로 행태를 변경했다. 국내수요가 역외거래 행태를 이끄는 기형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이처럼 우리 경제 펀더멘털(기초 여건)과 환율 수준이 괴리된 만큼 외환당국은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관리관은 “예전(2010~2011년)에 원화 강세가 심할 때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도입해서 은행 외화부채에 부담금을 부과하거나 은행에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부여한 부분이 있다”면서 “그때와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걸 디자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울러 불법 외환거래를 단속하기 위한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불법 외환거래를 단일 기관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재경부, 국가정보원, 국세청, 관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외환당국은 대미 투자가 고환율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우리 외환시장을 충분히 고려하는 가운데 대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미국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리드아웃에 포함된 ‘베선트 장관은 (투자 협정) 이행이 ‘순조롭게’(smoothly)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했다’는 문구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고 외환당국은 설명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4723.10)보다 74.45포인트(1.58%) 상승한 4797.55에 마감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42.18)보다 8.98포인트(0.95%) 오른 951.16,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77.5원)보다 7.8원 내린 1469.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
미국 정부가 원화에 대한 신뢰를 확인해준 만큼 향후 고환율 흐름은 일단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다. 엔저 흐름 속 가타야마 사쓰기 일본 재무상이 전날 “투기적 움직임을 포함해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발언한 점 역시 긍정적 요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한·미·일 재무장관의 외환시장에 대한 동반 구두개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상반기 중 달러 약세 가능성이 있어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이희경·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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