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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집 마련 꿈 깨라는 정부

파이낸셜뉴스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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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집 마련 꿈 깨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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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금융부

박문수 금융부

"돌이켜 보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일시적으로 효과를 본 적은 있었지만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결국 집값은 오를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심리를 무슨 수로 꺾을 수 있겠나."

10여년 전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관리 업무를 맡았던 한 관료는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규제지역으로 묶고 대출을 더 어렵게 막으면 일부 국민은 이를 집값이 또 오른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한 김수현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도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다만 그는 원인을 거꾸로 진단했다. 김 전 실장은 책 '부동산과 정치'에서 "2020년부터 오른 서울 아파트값은 다분히 거품이며, 막았어야 하는 부분"이라며 "정부 초기 2년에 대해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일정한 책임이 있는 게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실장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좀 더 빨리 엄격히 적용하고 특히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 변형된 부동산 기업 대출 등을 더 강하게 억제했어야 했다"면서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의 '금융대출 확대가 어쩔 수 없다'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의 뼈아픈 반성 때문일까. 이재명 정부는 더 빠르고 더 강하게 각종 대출규제를 몰아치고 있다. 이미 서울 전 지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정부는 은행 대출을 더욱 옥죄겠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 14일에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준 만큼 주택금융공사에 납부하는 주택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요율을 대폭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4월부터 은행이 4억원 이상의 주담대를 내어줄 때는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도록 주금공법 시행규칙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액 주택 주담대를 대상으로 은행의 자본적립 부담도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거듭된 대출규제는 서울에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좌절시키고 있다. 생애최초 주담대를 받더라도 15억원에 달하는 서울 중위 아파트를 사려면 현금만 10억원을 들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4억원을 초과한 주담대 이자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규제를 또 강화하겠다니 답답하다.

청년들의 분노를 부르는 광경은 또 있다.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목된 이혜훈 후보자의 '위장미혼·전입' 의혹이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청약에서 이미 결혼해 분가한 아들과 함께 사는 것처럼 꾸며 당첨됐다는 것이다. 침실 4개짜리 전용 137㎡ 아파트로 이 후보자가 거둔 시세차익은 30억~40억원에 달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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