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억 달러 대미투자 압박하는 모습
외환시장 불안 커지지 않는 것이 투자 전제
당국, 국내발 가수요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
외환시장 불안 커지지 않는 것이 투자 전제
당국, 국내발 가수요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
구윤철 |
1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하락 전환하며 146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새해 들어 1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480원선에 근접했던 흐름이 꺾인 것이다. 간밤 역외시장에서 환율이 1460원대 초반까지 급락한 데 이어, 국내 장에서도 상승 폭이 제한되며 고점 부담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이번 환율 흐름 변화의 직접적인 계기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공개 발언이다. 베선트 장관은 개인 SNS를 통해 한국 원화의 약세가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 재무부 장관이 특정 국가 환율 수준을 직접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구두개입'으로 받아들였다.
한국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재 원화 약세는 거시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흐름"이라며 "자기실현적 기대와 가수요가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률 전망과 경상수지 여건 등을 감안할 때 현재 환율 수준은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또 대미 투자 이행 과정에서도 외환시장에 불필요한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미 재무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투자 시기와 규모 조정도 가능하다는 점을 공식화하며 '스무스한 이행'을 강조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장 초반 환율이 다시 1470원대까지 오르며 변동성을 키웠고, 국내에서는 여전히 환율을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수요도 이어졌다. 외국인 거래 역시 장중 달러 매수로 전환되며 환율 하락 폭을 제한했다.
환율 수준이 여전히 높은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460~1470원대 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과 기업 원가 부담을 키우고, 가계 실질소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율 변동성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 불안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은행도 고환율에 대한 경계 신호를 분명히 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고환율’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이창용 총재는 "환율이 금리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1480원대 환율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국은 환율 불안이 재차 확대될 경우 거시건전성 조치를 포함한 추가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외환시장이 급등 국면은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높은 환율 수준이 이어지면서 당국의 추가 대응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아주경제=권성진 기자 mark1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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