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무효 시 '관세 공백기'...밀어내기 효과 재현되나
우회 수단으로 '품목관세' 꺼낸 트럼프...韓 영향권 촉각
정부, 시나리오별 대응 강화..."상시적 대비 태세 유지"
우회 수단으로 '품목관세' 꺼낸 트럼프...韓 영향권 촉각
정부, 시나리오별 대응 강화..."상시적 대비 태세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
15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지난해 7월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03억3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물량을 앞당겨 내보내는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호관세가 적용된 이후인 8월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2.2% 감소한 87억2100만 달러에 그치며 흐름이 급격히 꺾였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통상 둔화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 일주일간 관세 회피 목적의 선수출 수요로 세계 수출 물동량 증가 폭은 25.9%에 달했다. 반면 실제 관세 부과가 시작된 이후 일주일 동안에는 물동량이 오히려 20.8% 감소했다.
관세 부과 가능성이 거론되는 단계에서는 재고 확보를 위한 대미 수출이 앞당겨졌다는 의미다. 이후 관세가 현실화되면서 수출 물량이 급격히 위축되는 흐름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관세 효력 변동으로 공백기가 발생할 경우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호관세 적용 대상이던 반도체, 전자부품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관세 부담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돼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핵심 광물 등을 대상으로 별도의 품목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0' 같이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자동차 등에 적용된 품목별 관세의 근거인 무역확장법 232조를 기반으로 한 품목관세 부과 가능성도 나오는 이유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부과 등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다.
이에 정부는 시나리오별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긴급 회의를 열어 미국의 반도체·핵심광물 품목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발표된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를 포함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상호관세 조치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판결에도 시나리오별로 상시적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향후 대미 통상 현안에 대해 더욱 철저하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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