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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옛 연인 소환 열풍…정통 멜로영화 ‘만약에 우리’, 2030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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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 옛 연인 소환 열풍…정통 멜로영화 ‘만약에 우리’, 2030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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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격 유보, 국제유가 5% 급락
20대 연인들의 현실 연애담
‘보편적’인 모습에 공감 확산
포털사이트 네이버 관람평에
‘옛 연인에 안부 묻기’ 글 속출
올 누적 관객수 첫 100만 돌파
‘헤어질 결심’ 이후 멜로 흥행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만약에 우리> 속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의 연애시절 사진들. 쇼박스 제공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만약에 우리> 속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의 연애시절 사진들. 쇼박스 제공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네가 생각났어. 잘 지내니?” (yaed****)

포털사이트 네이버 관람평에서 39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은 한 영화의 감상평이다. 헤어졌지만 한 시절의 추억을 공유한 옛 연인에게 절절한 인삿말을 남기는 이들이 ‘이 영화’ 평점란에 속출하고 있다. 배우 구교환, 문가영 주연의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김도영 감독) 얘기다.

<만약에 우리>가 훈풍 속에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누적 관객 수 100만을 넘은 첫 한국 영화로 개봉 13일 만인 지난 12일 손익분기점(110만 명)을 돌파했으며, 15일 기준 120만 명이 관람했다. 주말이 지나면 누적 관객 수 150만을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191만 명을 동원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오랜만에 관객 몰이를 한 한국 멜로 영화다. <헤어질 결심>의 장르가 ‘멜로 스릴러’였다는 점을 비춰보면, 사랑과 연애를 중심에 둔 정통 멜로로서는 더 오랜만의 흥행이다.

<만약에 우리>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버스에 나란히 앉아 있다. 쇼박스 제공

<만약에 우리>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버스에 나란히 앉아 있다. 쇼박스 제공


<만약에 우리>의 저력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데 있다.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은 친구에서 연인이 되어 20대 초중반을 함께 했다. 영화는 헤어진 두 사람이 10년 뒤 우연히 다시 만나 옛 연애를 돌아보는 내용이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2018)를 각색한 영화는 이 연인의 만남과 헤어짐 사이를 지극히 한국적으로 채워냈다.

상경한 은호와 정원에게 서로는 연인이자 팍팍한 서울살이에서 유일하게 기댈 곳이었다.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는 은호와 집을 지을 줄 아는 건축가가 되고 싶은 정원. 둘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1호 팬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전적 여유가 없는 둘의 삶은 점점 쪼그라든다. 10년이 지나 ‘우리 왜 헤어졌더라’ 회상하던 둘은 풀리지 않는 삶에 싸우는 날이 많아지던 어린 날을 기억해 낸다.

20대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비싼 주거비와 취업난에 막막해 본 사람이라면 더 마음에 와닿을 얘기다. 실제 CGV 관람객 연령별 예매 분포(14일 기준)를 보면 20대가 47%, 30대 22%로 과반을 차지했다.


<만약에 우리>에서 더 좁은 집으로 이사 간 정원(문가영)과 은호(구교환)가 빨간 소파를 집 안에 들여놓기 위해 애쓰고 있다. 쇼박스 제공

<만약에 우리>에서 더 좁은 집으로 이사 간 정원(문가영)과 은호(구교환)가 빨간 소파를 집 안에 들여놓기 위해 애쓰고 있다. 쇼박스 제공


배우 구교환과 문가영의 연기는 한국의 보편적 연인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특히 연애 초반 둘의 대화는 ‘대사가 아니라 애드리브인가’ 싶을 정도로 티키타카가 잘 된다. 웃는 타이밍 등 서로의 말에 두 배우가 보이는 리액션은 기계적이지 않고 즉각적이어서 마치 진짜 같다. 구교환은 지난달 18일 시사회 후 기자회견에서 그 공을 김도영 감독에게 돌렸다. 그는 김 감독이 “대사를 주고받을 때 음성이 물리더라도 신경 쓰지 말라. 감정에 집중하라”고 지시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구교환이 엉뚱하고도 진중한, 그래서 사랑스러운 ‘구교환식’ 남자 주인공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면 문가영의 섬세한 감정 표현은 작품의 서정성에 깊이를 더한다. “그때 내 집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웠어, 은호야”라고 말하는 30대 정원의 먹먹한 얼굴은 멜로 영화의 명장면으로 오래 회자될 만하다. 눈물을 참기 힘든 영화라며 SNS상에 놀이처럼 퍼진 ‘울음 참기 챌린지’도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만약에 우리>에서 재회한 30대 정원(문가영)과 은호(구교환)이 호텔 방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쇼박스 제공

<만약에 우리>에서 재회한 30대 정원(문가영)과 은호(구교환)이 호텔 방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쇼박스 제공


<아바타: 불과 재>와 <주토피아 2> 등 대형 외화들의 장기 흥행 끝에 수수하지만 공감 가는 한국형 멜로가 반대급부로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원작 소설을 리메이크한 한국 멜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80만 명)도 손익분기점(72만 명)을 넘었다.


<만약에 우리>를 배급한 쇼박스 관계자는 “깊은 감정선을 지닌 정통 멜로 영화가 오랜만이다 보니 관객분들이 반가워하신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랜만의 멜로 흥행에 내부적으로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세이사’ vs ‘만약에 우리’…연말 ‘리메이크 멜로’ 대전 누가 웃을까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241713001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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