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열린 현대차 타운홀 미팅에서 (왼쪽부터)이영호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 김혜림 국내사업전략팀 책임매니저(사회자), 호세 무뇨스 사장, 김혜인 인사실장(부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부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현대차 제공 |
현대자동차가 '알제리 반조립(CKD) 공장 설립 추진 태스크포스(TF)'(이하 알제리TF) 조직에 부사장급 임원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힘을 싣는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 핵심 임원이 직접 TF를 관리하도록 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다.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이영호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에게 알제리TF를 맡겼다. 알제리TF는 그간 글로벌사업관리본부 산하 조직으로 운영돼왔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 직속 조직으로 사실상 승격된 것이다.
이 부사장은 현대차에서 글로벌 판매 전략과 사업 관리를 총괄해온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과 함께 현대차 타운홀 미팅에 등장해 주요 경영 현안과 글로벌 시장 대응 방향을 설명하는 등 조직 내 핵심 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18년 알제리 현지 업체와 버스·트럭 등 상용차 공장 건설을 추진했지만, 현지 정치 불안 등으로 2020년 건설을 중단했다. 이후 시장 여건 변화와 함께 알제리 정부의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이 재정비되면서 이번에 사업을 재추진하게 됐다.
현대차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소형 해치백과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중심의 CKD 공장 설립할 계획이다. 공장 건설 예정지는 렐리잔주 시디 카탑 산업단지 내 폭스바겐그룹 공장이 있던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알제리 CKD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북미와 유럽 등 기존 주력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이미 상위권에 올라선 상황에서 성장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흥 시장 공략을 통해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년간 북미와 유럽,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왔다. 다만 이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자동차 보급률이 높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장 속도 둔화 가능성도 거론돼왔다.
반면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가깝다. 인구는 약 14억8000만명으로 세계 인구의 약 18.3%를 차지하지만 자동차 보급률은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다. 세계은행과 세계자동차공업협회(OICA)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인구 1000명당 평균 42대 이하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낮은 보급률은 중장기적으로 성장 여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시화와 소득 수준 개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향후 5년간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5% 안팎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 자체는 크지 않지만 낮은 보급률을 고려하면 중장기 수요 확대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이런 맥락에서 알제리 공장 설립은 아프리카 시장 공략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공장이 가동될 경우 현대차는 아프리카 북부 수요를 직접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알제리가 북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인구 규모가 크고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인접 국가로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북아프리카 전반을 아우르는 공급망 구축과 물류 효율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흥 시장은 초기에 조립 공장을 통해 인력이나 교육, 시스템 등을 확보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프리카의 경우 아직은 자동차를 구매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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