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받아온 차액가맹금 수백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15일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연합뉴스 |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자 국내 프랜차이즈업계는 향후 이어질 파장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사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차액가맹금 위주인 가맹 사업구조 재편과 투명한 수익구조 공개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받는 유통 마진으로, 대법원은 본사와 가맹점주 간 수수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15일 그대로 받아들였다.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부당이득으로 본 것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장사할수록 밑지는 구조가 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대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했다” “무언가 변화가 시작될 것 같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가맹점 모집할 때는 로열티 면제라고 해놓고 오픈하면 본사 물건 팔아먹기 급급한 행태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업계의 오랜 관행이자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상거래 관행을 뿌리째 뒤흔드는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협회는 “상인이 유통 과정에서 제품·서비스 제공 대가를 수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액가맹금은 본사와 점주 간 묵시적으로 동의해온 관행이라는 얘기다.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추가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촌·bhc·BBQ 등 주요 치킨 브랜드를 비롯해 맘스터치·버거킹·배스킨라빈스·투썸플레이스·명륜진사갈비 등 이미 18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과거 부당이득 반환은 물론 폐점한 점주들도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외 프랜차이즈처럼 로열티를 정기적으로 받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3년 기준 외식업종 가맹점의 차액가맹금은 평균 매출 대비 약 4.4%로, 치킨업종이 8.2%로 가장 높았다. 차액가맹금은 필수품목(본사에서 꼭 납품받아야 하는 물품) 가격에서 발생하는데, 이 금액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협회는 “국내는 가맹점이 100개 미만인 영세 가맹본부가 96%에 달해 로열티 계약이 어렵고 매출 누락 등 회피 가능성이 있어 로열티 대신 차액가맹금이 상거래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라며 이를 반대한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피자헛은 로열티(상표권 사용 대가)로 총수입의 6%를 받으면서 차액가맹금까지 받았지만, 국내 다른 프랜차이즈들은 거의 로열티를 받지 않거나 적게 받는다”며 “2024년 가맹사업법이 개정되면서 현재는 계약서에 차액가맹금 내용을 명시하고 있으며 필수품목도 차츰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이번 판결은 수익구조를 숨기지 말고 계약서에 명확하게 밝히라는 의미인 만큼 프랜차이즈에 대한 모니터링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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