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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보상이용권 기한 3개월 ‘시끌’…“제한 과해” vs “소비 독려”

쿠키뉴스 이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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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보상이용권 기한 3개월 ‘시끌’…“제한 과해” vs “소비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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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순차적으로 구매이용권 지급…사용기간 4월 15일까지 3개월
“보상 성격임에도 짧은 기한에 차액 환불 안돼…보상 진정성 없어” 지적
“소비 독려 위한 것”…쿠팡트래블, 알럭스에 2만원 안팎 상품 늘어
쿠팡 앱 화면에 구매이용권 안내 배너가 게시된 모습. 쿠팡 앱 화면 캡처

쿠팡 앱 화면에 구매이용권 안내 배너가 게시된 모습. 쿠팡 앱 화면 캡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고객들에게 ‘구매이용권’ 지급을 시작했지만, 유효기간 3개월·잔액 미환급 등 강한 제한이 걸리면서 보상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쿠팡은 이용권 소진을 독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업계 안팎에선 “보안 사고 보상치고는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쿠팡은 앱에 ‘고객님께 구매이용권을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명 고객에게 1인당 총 5만원의 구매이용권을 이날 오전 10시부터 순차 지급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쿠팡에 접속해 지급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쿠팡은 이날 저녁부터 문자·이메일을 통해 구매이용권 사용 안내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쿠팡은 최근 멤버십 탈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보상안을 계기로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매이용권 사용 기간이 지급일로부터 3개월(4월 15일까지)로 짧고, 기한이 지나면 자동 소멸되는 데다 미사용·잔액에 대한 환급도 없다는 점에서 사용제한이 과하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안내문에서 “구매이용권을 이용해 상품을 구입했지만 3개월 이내에 주문을 취소하면 구매이용권이 원상 복구되지만 3개월 이후엔 복구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업계에서는 회계·재무 처리나 시스템 관리 부담 등을 고려해 쿠팡이 사용 기한을 짧게 설정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구매이용권이 미사용·잔액 환급이 불가능한 구조여서, 소비자들은 이용권 금액에 맞춰 결제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2만원짜리 구매이용권으로 1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하면 남은 금액은 환급되지 않고 소멸된다.

쿠팡은 앞서 보상안을 공개했을 당시에도 이용권이 알럭스와 쿠팡트래블 등 특정 서비스에 집중되고, 이용권이 4개 분야로 나뉘어 제공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보상 효과가 낮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구매이용권은 △쿠팡트래블 숙박·티켓(2만원) △알럭스 뷰티·패션(2만원) △로켓배송·판매자 로켓 등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 배달·쇼핑(5000원) 등 4종으로 구성됐다.

쿠팡 관계자는 “상품 구매 이용권을 지급할 때 일정 사용기간을 설정하는 것은 업계 관행”이라며 “사용기간을 3개월로 둔 것은 소비자들이 이용권을 잊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플랫폼들이 쿠폰이나 이용권에 유효기간을 두는 경우는 일반적이고 할인 프로모션 성격에 따라 3개월보다 짧아지기도 한다”고 했다.

다만 “이번 건은 행사나 마케팅이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과 후속조치 성격이어서 3개월처럼 짧은 기간을 설정해 빠른 소비를 유도하는 것을 일반적인 쿠폰·이용권 발급과 동일선상에서 보긴 어렵다”며 “쿠폰은 3개월 또는 그보다 짧게 잡는 경우가 흔하지만, 현금성에 가까운 이용권은 더 길게 설정되거나 포인트 형태로 전환될 경우 1년 이상 유효기간을 두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와우 멤버십을 해지한 사람들은 배송비를 내야 하거나, 배송비 또는 최소 금액 부담을 피하려면 다시 와우에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원래 소비가 발생할 때 자연스럽게 쓰는 게 아니라, 3개월 안에 4개 분야로 나뉜 이용권을 소진해야 해서 추가 소비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적었다.


실제로 구매이용권은 무료·무제한 배송이 적용되는 와우 회원은 최소 주문 금액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 회원은 기존 정책대로 로켓배송은 1만9800원 이상, 로켓직구는 2만9800원 이상 구매해야 이용권 사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맴버십을 해지한 ‘탈팡’ 고객이 로켓배송에서 5000원 이용권을 쓰려면, 최소 1만4800원을 추가로 결제하거나 최소주문 제한이 없는 와우 멤버십에 재가입하는 선택지로 사실상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매이용권 지급 이후 쿠팡과 쿠팡이츠 일부 상품이 검색 화면에서 구매이용권 5000원이 자동 적용된 형태로 검색 화면에 노출된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쿠팡트래블과 알럭스의 경우 상품 상세 페이지나 장바구니, 결제 단계에서 이용권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쿠팡은 보상안에 맞춰 주요 카테고리에서 5000원 또는 2만원 안팎의 가격대 상품 구성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트래블에서는 2만원 내외의 입장권·전시·공연 티켓 상품이 다수 확인되고, 알럭스에서도 1만~2만원대 뷰티 제품들이 ‘쿠팡 랭킹순’ 상위권에 올라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