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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보호냐, AI 성장이냐…학습 데이터 활용 ‘균형점 찾기’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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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보호냐, AI 성장이냐…학습 데이터 활용 ‘균형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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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AI 행동계획 발표…“AI 기술 발전과 콘텐츠 산업 동반 성장 목표”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인공지능(AI) 학습데이터를 두고 ‘투명성 확보’와 ‘이용 허가의 현실적 한계’라는 두 입장이 정면으로 맞섰다. 창작업계는 데이터 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데이터 활용 내역이 먼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산업계는 매번 저작권자의 개별 동의를 받아 학습시키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제도적 유연성을 요구했다.

◆ AI 학습데이터 거래 활성화 목표…사전 협의 기반 거래 안착 골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국가AI전략위)가 1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대한민국 AI 행동계획’ 간담회를 열고 산학연 각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대한민국 AI 행동계획’은 사회적 이익 증진을 목표로 하는 공공 AI 서비스 개발을 위해 저작물을 발굴하는 ‘공정이용’ 제도를 활성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AI 학습데이터 개방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동시에 AI 기술 발전과 콘텐츠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 저작물에 대한 ‘사전 협의’ 기반의 데이터 거래 시장을 안착시키겠다는 목표도 담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3분기 내 저작물 학습데이터 거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거래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영역에 대해선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은 저작물을 중심으로 제3자 활용을 촉진해 시장 조성을 지원하고, 사전 동의를 원하는 창작자의 권리도 적극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 1분기 내 AI 창작 도구 바우처, 제작·기술 지원 사업 등을 포함한 AI 기반 콘텐츠 창작 생태계 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은 “우리가 소중히 여겨온 가치와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AI를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선택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며 “AI 시대에도 지켜야 할 가치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은옥 국가AI전략위 데이터분과장은 “이미 거래시장이 형성된 저작물은 사전 합의 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정책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저작물의 활용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저작권자가 불명확하거나 게시글 댓글과 같은 콘텐츠처럼 법적·현실적으로 애매한 영역을 이번 행동계획에서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 창작업계 “‘선 합의 후 사용’ 안착되려면 데이터 투명화 먼저”

하지만 창작업계에선 이날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데이터 사용 내역 투명화가 선결돼야 한다며 현행 계획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 합의 후 사용’ 원칙이 작동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송영웅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이사장은 “법적 불확실성 없이 저작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상 예외 규정을 마련하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해당 규정이 저작권자에게도 실질적인 균형점을 제시해야 한다”며 “현재 논의는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선언적 문구에 그칠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I가 저작물을 활용했는지를 권리자가 일일이 확인하고 대응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며 “먼저 사용하되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을 명시하는 방식이 균형점을 찾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수 신문협회 디지털협회장도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확보돼야 할 요소는 투명성”이라며 “핵심은 사후 관리가 아니라 자신의 데이터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알 수 있는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창작자나 저작권자는 데이터 활용 현황을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고 입증 책임을 정보 접근성이 없는 권리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백 분과장은 “공정이용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이번 논의의 취지는 저작권이 불분명한 저작물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있는 만큼 제도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설명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AI 업계 “사전합의 중심 논의, 현실과 괴리”


반면 AI 업계는 방대한 데이터 학습이 불가피한데다 저작권자를 알 수 없는 저작물도 많은 가운데 사전합의 중심의 제도 논의가 지속될 경우 중소·스타트업의 AI 경쟁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연정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전무는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 선도국으로 갈 것인지, 해외 기술에 종속될 것인지의 분기점에 와 있는 상황에서 방대한 데이터 학습은 선택이 아닌 전제”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한 저작물 활용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先) 합의 후(後) 사용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학습 데이터에 대해 개별적 동의를 전제로 하는 제도는 산업 현실과 괴리가 크다”며 “AI 기본법과 저작권 제도 논의가 기업과 산업 현장에 미칠 영향을 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도 “현재 논의가 사전동의 제도화에만 집중되면서 대기업과 중소·스타트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며 “자금력과 인력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학습 데이터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당한 보상이나 공정한 보상 역시 거래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인 만큼 현장 적용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국내 모델 개발보다 이미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한 해외 AI 모델을 선택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논의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제도 설계 과정에서 저작권자 이해관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위원회는 이번 간담회가 세부 해법보다 대원칙을 정립하는 출발점임을 분명히 하며 향후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재연 사회분과장은 “오늘은 세부 해법을 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원칙을 세우는 자리”라며 “표준계약서 등 구체적인 쟁점은 업계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부분인 만큼, 의견 수렴 자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 부위원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여서도 안 되지만 새끼에 불과한 거위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아서 굶겨죽일 수는 없다”라며 “이런 문제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논의가 미진했던 부분은 앞으로 계속 논의하고 액션플랜 후속 과제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3대 강국 목표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창작자와 산업계가 함께 해야 3대 강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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