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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 부유세 논쟁 격화… 부유층 내부서도 공개 충돌

조선비즈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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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 부유세 논쟁 격화… 부유층 내부서도 공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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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부유세 도입을 둘러싸고 논쟁이 격화했다. 일부 억만장자들이 세금 부담을 이유로 주 정부와의 관계 단절이나 이주를 거론한 반면, 다른 부유층 인사들은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과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15일(현지 시각) 포춘에 따르면 헬스케어 기업 경영진 출신인 데이브 닉슨은 캘리포니아주가 추진 중인 ‘2026년 억만장자세법’을 지지했다. 해당 법안은 순자산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 거주자에게 순자산의 5%를 일회성으로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이 범주에 속한 초고액 자산가들은 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외에 별도의 재산세를 내지 않고 있다. 주 정부는 이 법안을 통해 약 100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확보된 세수의 약 90%는 의료 프로그램에, 나머지는 교육과 식량 지원, 세금 징수 운영을 위한 전용 재원으로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닉슨은 공정한 조세와 사회적 책임을 주장하는 부유층 단체인 ‘애국적인 백만장자’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교육과 의료, 사회적 평등이 자신의 핵심 가치”라고 밝혔다. 그는 “플로리다에서는 이러한 가치가 충분히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꼈으며, 여전히 캘리포니아가 해당 문제들을 더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닉슨은 과거 기고문에서도 세금 인상을 이유로 부유층이 대규모로 이탈할 것이라는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를 “주 의회의 증세를 막기 위한 과장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자신과 같은 부유층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점이 오히려 살고 싶은 주를 만드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일부 억만장자들의 움직임과 대비됐다. 벤처 투자자 피터 틸과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세금 부담을 이유로 플로리다 이주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닉슨은 두 사람의 행보를 두고 “역겹고 탐욕스럽다”고 표현했다.

닉슨은 캘리포니아가 오랫동안 기술 기업 성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 정부가 세제 혜택과 정책 지원을 통해 혁신 경제를 육성해 왔으며, 구글 창업자들 역시 이러한 환경의 수혜자였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에도 구글과 어도비,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해 고등학교와 전문대학, 캘리포니아주립대 시스템에 인공지능 교육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모든 억만장자가 이주를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세금 문제로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유세를 의료 재정 확보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애국적인 백만장자 회원인 모린 케네디는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재원 마련은 주 정부의 책임”이라면서 “캘리포니아의 의료비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의료비 지출 증가율이 평균 임금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었다.

케네디는 “은퇴 이전 고소득 근로자들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고 있지만, 억만장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억만장자들의 평균 실효 세율은 일반 국민이나 고소득층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케네디는 “억만장자 과세는 처벌이 아니라 정당한 몫을 부담하게 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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