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ST-포스코홀딩스, 과일 동결건조 원리 적용
- 수직형 전극 구조로 연료전지 성능 한계 돌파
- 수직형 전극 구조로 연료전지 성능 한계 돌파
박찬호(왼쪽부터) GIST 화학과 교수, 정현승 박사, 문승현 환경·에너지공학과 초빙석학교수, 김재훈 포스코 홀딩스 김재훈 박사, 이승태 GIST 석사과정생.[G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화학과 박찬호 교수와 환경·에너지공학과 문승현 초빙석학교수, 포스코 홀딩스 김재훈 박사 공동 연구팀이 동결건조 과일처럼 내부에 구멍이 많은 다공성 구조를 연료전지 전극 설계에 적용, 연료전지 전극의 출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막-전극 접합체(MEA) 구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는 수소로 전기를 만들고 배출가스 대신 물만 내보내는 친환경 에너지 변환 기술로, 수소 전기차를 비롯한 중·대형 운송수단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PEMFC에서 백금 촉매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높은 출력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큰 과제다. 특히 실제 반응이 일어나는 삼상계면이 기존 박막형 촉매층에서는 촉매층과 전해질막 사이의 얇은 2차원 계면에 국한되어 있어, 가스 확산과 이온 전달이 원활하지 않고 계면 접합 안정성도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음이 한쪽 방향으로 자라도록 하는 ‘동결 주조(freeze-casting)’와 ‘동결건조(freeze-drying)’ 공정을 결합한 새로운 전극 제조 방식을 도입했다. 얼음 결정이 특정 방향으로 성장하면서 내부에 벌집 모양처럼 수직으로 정렬된 구멍이 만들어지고, 이 구조 덕분에 촉매층 내부에서 가스가 원활하게 이동하며 가스 확산이 극대화됐다.
구체적으로, 촉매층을 코팅한 직후의 전극을 차가운 냉판 위에 올려두면 얼음 결정이 바닥에서 위쪽으로 수직으로 성장한다(동결 주조). 이후 동결 건조를 진행하면 얼음이 승화하면서 마치 동결건조 과일처럼 내부가 비어 있는 벌집 모양의 정렬된 다공성 구조가 형성된다.
이 방식으로 제작된 촉매층은 두께가 약 30 마이크로미터(㎛)로, 내부에 직선에 가까운 가스 이동 통로가 형성됐다. 기공률은 약 49%, 기공 부피는 0.27 밀리리터/그램(mL/g) 수준으로 증가해, 기존 스프레이 방식 촉매층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기공을 확보했다. 이러한 구조는 산소 확산과 물 배출을 원활하게 하여 반응 효율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
성능 평가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일체형 막-전극 접합체는 80℃, 상대습도 100%의 산소 공급 조건에서 제곱센티미터(cm2)당 약 1.62 와트(W)의 최대 출력밀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막-전극 접합체 구조보다 10% 이상 향상된 것으로,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연료전지 효율이 크게 개선된 것을 보여준다.
동결 주조 기법과 직접 전해질막 증착 기법의 혼합을 통한 일체형 막-전극 접합체 개략도.[GIST 제공] |
내구성 평가에서도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 가습과 건조를 반복하는 가속 열화 시험에서 전극의 촉매 반응 가능 면적(전기화학적 활성면적)의 감소폭이 약 35% 수준에 그쳐, 기존 구조보다 오래 사용해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500회 이후 2000회까지의 반복 구간에서도 성능 저하(활성 면적의 감소) 속도가 완만하게 유지돼, 막–전극의 3차원 맞물림 구조가 계면 안정성과 장기 내구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찬호 교수는 “동결 주조와 직접 막 증착을 결합한 일체형 구조를 통해 가스, 전자, 수소 이온의 이동 경로를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었다”며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전기로 전환하는 연료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함께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막 제조 공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전극 구조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