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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뛴 재료비에 콩·곤약면 넣은 ‘짭쫀쿠’… 사기죄 성립할까

조선비즈 김관래 기자;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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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뛴 재료비에 콩·곤약면 넣은 ‘짭쫀쿠’… 사기죄 성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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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두쫀쿠레시피'를 검색하면 두쫀쿠 주재료인 카다이프 대신 콩면(두유면), 쌀국수면, 시리얼 등을 활용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나온다. /인스타그램 캡처

14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두쫀쿠레시피'를 검색하면 두쫀쿠 주재료인 카다이프 대신 콩면(두유면), 쌀국수면, 시리얼 등을 활용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나온다. /인스타그램 캡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에 주재료인 카다이프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콩면(두유면)·곤약면·소면(밀가루) 등으로 대체한 조리법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짭쫀쿠’다.

다만 음식점에서 대체 재료를 활용한 두쫀쿠를 판매하면서 소비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으면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의 해석이 엇갈렸다.

◇3배 뛴 재료비에 ‘소면·곤약’ 투입… 짭쫀쿠의 등장

15일 온라인 쇼핑몰 가격 변동을 알려주는 앱 ‘폴센트’에 따르면 쿠팡에서 판매되는 일부 피스타치오(1㎏) 제품 가격은 한 달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2월 초 2만원 안팎이던 한 제품은 이달 13일 기준 8만원대까지 올랐다. 카다이프 역시 같은 기간 500g 기준 가격이 2배 가까이 상승해 3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마시멜로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모두 두쫀쿠의 핵심 재료들이다.

두쫀쿠는 중동식 밀가루 반죽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갈아 볶은 페이스트에 화이트 초콜릿을 섞어 속을 채운 뒤, 이를 마시멜로로 감싸 카카오 가루를 입힌 디저트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두쫀쿠 열풍이 일면서 주재료 수급이 빠듯해지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14일 온라인 쇼핑몰 가격 변동 정보를 알려주는 앱 '폴센트'에 따르면 한 달 전보다 두쫀쿠 주재료인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가격이 빠르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폴센트 캡처

14일 온라인 쇼핑몰 가격 변동 정보를 알려주는 앱 '폴센트'에 따르면 한 달 전보다 두쫀쿠 주재료인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가격이 빠르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폴센트 캡처



두쫀쿠 가격이 오르자 이를 대체한 레시피(조리법)가 주목받고 있다. 카다이프가 밀가루와 물 등을 반죽한 얇은 면인 만큼 식감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두유면 등을 쓰는 게 대표적이다. 두유면을 잘게 부순 뒤 버터에 볶으면 카다이프와 비슷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곤약면과 쌀국수면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재료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열량이 낮아 ‘건강한 두쫀쿠’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두쫀쿠는 개당 500~600㎉로 밥 두 공기 수준이지만, 두유면이나 곤약면을 사용할 경우 열량을 낮출 수 있다.


이 밖에도 마시멜로 대신 젤라틴을 사용하거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말랑카우를 녹여 사용할 수 있다. 또 찰떡파이를 반으로 갈라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넣는 방식도 등장했다.

일러스트=손민균

일러스트=손민균



◇배달 시켰더니 짭쫀쿠… 사기·식품위생법 위반 소지

문제는 개인 소비가 아닌 판매용 제품에 대체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다. 일부 업소가 재료 수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카다이프 대신 소면을 쓰거나, 피스타치오를 속재료에서 빼고도 두쫀쿠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원재료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대체재를 사용해 판매할 경우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수 법률사무소 광야 변호사는 “두쫀쿠는 원재료가 핵심인 상품”이라며 “대체재를 사용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으면 기망 행위로 볼 수 있고, 소비자는 해당 사실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사기죄 성립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기죄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전민재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는 “판매자가 ‘카다이프를 사용한다’고 명시적으로 광고했는데 다른 재료를 쓴 경우라면 허위·과장 광고 문제는 될 수 있다”면서도 “두쫀쿠가 상표화돼 있고 카다이프 사용이 공식 요건으로 자리 잡은 경우가 아니라면, 외관이나 맛이 크게 다르지 않을 때 사기죄 적용까지는 어렵다”고 했다.

최근 국밥집이나 햄버거 가게 등에서 두쫀쿠를 직접 만들어 ‘미끼 상품’처럼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법적 문제가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제과류 제조·판매에 대한 영업 신고 없이 판매했다면 식품위생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김관래 기자(rae@chosunbiz.com);이호준 기자(hj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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