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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생 책임져야” 건보공단이 담배회사에 제기한 500억 소송, 2심도 패소

조선비즈 김우영 기자;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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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생 책임져야” 건보공단이 담배회사에 제기한 500억 소송, 2심도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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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험 가입자들이 흡연으로 암이 발생해 보험급여를 지급해 손해를 입었다며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대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권순민·이경훈)는 이날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3개 담배 회사를 상대로 낸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1심 판결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건보공단은 담배를 제조·수입·판매한 담배 회사에 흡연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며 2014년 4월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약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건강보험 누수를 막고,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국내 공공기관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낸 첫 소송이었다.

건보공단은 20년 이상 하루 한 갑씩 흡연했거나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이면서 폐암 및 후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 대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년간 지급한 건보 진료비 533억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청구했다.

1심 판결은 소송 제기 6년 만인 2020년 11월 나왔다. 1심 재판부는 공단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은 피해자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으며, 지출한 보험 급여 비용은 구상권만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흡연과 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나 담배의 설계상·표시상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폐암·후두암이 흡연이 아닌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담배 회사가 담배의 중독성 등을 축소·은폐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단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건보공단은 최신 연구와 전문가 의견서, 흡연 피해자 진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또 ‘범국민 지지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여론전에도 나섰다.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최종 변론에서 “흡연을 막지 않는 것은 ‘자살 방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1심 판결 후 5년여 만에 나온 2심 판결은 담배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원고의 직접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1심 판결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건보공단은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 2심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에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해도, 개인이 흡연한 사실과 폐암에 걸린 사실 사이에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흡연 전 건강 상태, 질병 상태, 가족력 등을 추가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1심과 마찬가지로 담배 회사가 제조한 담배에 설계상 결함이 있다고 판단하지도 않았다.


건보공단은 대법원 판단까지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정 이사장은 항소심 선고 후 법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재판을) 새로 한다는 각오로 전략을 다양하게 준비하면서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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