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2.9%를 기록하며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영향으로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2.5%로 전월(50.3%) 보다 7.8%p(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낙찰가율은 전달(101.4%) 대비 1.5%포인트(p) 상승한 102.9%를 기록했다. 이는 3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3개월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1~9월까지만 해도 낙찰가율은 90%대에 머물렀으나 10월 102.3%, 11월 101.4%로 100%를 넘긴 데 이어 12월에는 102.9%로 지난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가 122.0%으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고 성동구(120.5%), 강동구(117.3%)가 뒤를 이으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약세를 보였던 도봉구(92.7%)와 노원구(90.8%)도 각각 16.7%p, 6.2%p 오르며 반등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1일 입찰이 진행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청구강변아파트 전용면적 60㎡는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 호재가 부각되며 감정가(18억2900만원)의 150.6%인 27억55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전용면적 85㎡는 최초 감정가의 126%에 거래가 완료됐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상승한 배경으로는 각종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취득할 경우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아 실거주 요건 등에서 자유로워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매입 시 구청장 허가가 필요하고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또한 경매 개시 결정 이후의 시차 효과도 낙찰가율 상승에 한몫했다. 경매 물건은 통상 개시 결정 이후 실제 경매에 나오기까지 6~8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가격 상승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감정평가가 이뤄진 물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인식돼 경매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47주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해 누적 상승률은 8.71%로 집계됐다.
경매 건수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선호도 높은 물건에 수요가 집중돼 낙찰가율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7월 279건을 기록한 이후 8월 221건, 9월 211건, 10월 187건, 11월 153건, 12월 127건으로 5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공급이 축소된 가운데 수요가 일부 물건에 쏠리며 낙찰가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높은 낙찰가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아파트 경매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전세를 끼고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경매에 나오는 물건들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기 전 시점의 감정가가 반영돼 가격 메리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요인으로 올해 1~2분기까지는 높은 낙찰가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월에도 낙찰가율이 10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유예 종료 여부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종료되면 외곽 위주로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할 경우 낙찰가율도 함께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