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공급, 커지는 수요…공공임대 신뢰 흔들
김윤덕 국토장관 "완전히 새로운 LH 아파트 필요"
공공임대주택 입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공급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1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이중삼 기자] 공공임대주택은 서민 주거의 최후 보루로 불린다. 그러나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입주 수요는 빠르게 늘어난다. 품질 논란과 공실 문제도 되풀이된다. 건설·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서는 공공임대의 구조적 한계를 손볼 대안으로 '직할시공제'가 다시 거론된다. 도급·하도급 단계를 줄여 공사비를 낮추고 안전과 품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15년 전 도입됐던 제도가 공공임대 신뢰 회복의 시험대에 올랐다.
공공임대주택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 또는 분양전환을 전제로 공급되는 주택이다. 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 등으로 구분된다. 정책 수요는 높다. 국토교통부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결혼할 때 필요로 하는 주거지원책으로 꼽혔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LH토지주택연구원(LHRI)이 만 19세~39세 무주택 1인 가구 청년 7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1%가 "공공임대주택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건설 BRIEF' 보고서에서 "공공임대주택은 정부 정책 기조와 무관하게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나 정책 목표와 달리 현장 흐름은 거꾸로 흘렀다. 공공임대 공급은 지난 2018년 17만9360가구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2년 이후에는 연간 10만 가구 아래로 내려왔다. 수요와 공급의 간극이 커지는 동안 품질에 대한 불신도 누적됐다. 품질 문제는 단순한 이미지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LHRI 조사에 따르면 공공임대 가운데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가 5만 가구를 넘고, 입주자 30%~40%는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역시 주택 규모와 관리 미흡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하기관·유관단체 대상 업무보고에서 "양질의 주택 공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LH에 주문했다. 김 장관은 "LH 아파트하면 과거 주공 아파트가 떠오른다. 싸고 안 좋은 이미지"라며 "이 인식을 불식해야 한다. 완전히 새로운 LH 아파트를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이 급한 상황이지만 품질을 담보하지 못하면 정책 목표 달성 자체가 흔들린다는 판단이다.
이날 업무보고에 참석한 조경숙 LH 주거복지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역세권에 공공임대주택을 늘릴 계획"이라며 "분양주택에만 적용하던 민간 우수 브랜드를 임대주택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 "LH 아파트는 싸고 안 좋은 이미지…불식해야"
LH토지주택연구원이 만 19세~39세 무주택 1인 가구 청년 700명을 조사한 결과, 76.1%가 공공임대주택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주거비 부담이 1위를 차지했다. /뉴시스 |
이 흐름 속에서 직할시공제가 다시 거론된다. 2009년 도입된 직할시공제는 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공사를 발주한 뒤 하수급인과 직접 계약해 공사를 완공하는 방식이다. 도급·하도급 단계를 줄여 공사비를 낮추고 품질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당시에는 발주자의 관리 역량이 충분하지 않았고 종합건설업계 반발도 거세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렀다. 15년이 흐른 지금은 LH 통합과 인력 확충으로 필요한 여건이 갖춰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홍성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형적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 시공 방식은 공사비 부족에 따른 안전·품질 문제가 계속될 우려가 크다"며 "앞으로 공공임대주택사업이 확대될 전망으로 직할시공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급 단계 축소에 따라 기존 하수급인은 수급인 지위에서 적정 공사비를 확보한 뒤 직접 시공하기 때문에 공사비 부족에 따른 안전·품질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LH 등 공공주택사업자는 다수의 관리·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충분히 발주자이자 수급인의 지위에서 공사 관리·감독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홍 연구위원은 직할시공제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로 품질과 안전 외에도 지역경제 효과 지목했다. 그는 "전문건설업은 지역 기반 산업 성격이 강해 자재·장비·인력 소비가 지역에 직접 연결된다"며 "건설투자액 1% 증가 시 전문건설업 고용이 1.121%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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