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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계는 도는데… 철강업계, K-스틸법 ‘실질 지원’ 요구

메트로신문사 유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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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계는 도는데… 철강업계, K-스틸법 ‘실질 지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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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REX 국비 38% R&D 편중·수소가 2500원…“비용 부담 완화책 시급”
고급 스크랩 설비 지원·AI 검사 도입·불량 철강재 차단도 시행령 과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전환을 위한 특별법) 상반기 시행을 앞두고 철강업계에서 수소·전력 비용과 설비 투자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지원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탄소중립 전환 시계가 빨라지는데 반해 철강업계의 부담은 줄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재정 지원과 에너지 대책, 시장 질서를 함께 설계하는 하위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4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탄소중립 전환의 비용 부담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수소 가격이 꼽히는데 업계는 관련 비용의 전향적 지원책을 원하고 있다. 국제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트랜지션 아시아는 수소환원제철이 기존 고로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수소 가격이 1kg당 1달러 수준까지 낮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철강업계는 2000원/kg대를 경제성 마지노선으로 보지만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청정수소 목표가는 2500원/kg 수준이다.

임종호 순천제일대 제철산업과 교수는 "철강산업 고도화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철강기업의 생존 기반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며 "현금성 지원 등 실질적 비용 지원이 체감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설비 투자와 에너지 비용 부담도 산업체질 전환에 있어 병목으로 지적된다. 포스코 하이렉스(HyREX) 데모플랜트(총 8146억원)의 국비 지원은 3088억원(38%)에 그치고, 대부분 R&D 예산으로 편성돼 설비 투자·운영비 지원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수소환원제철은 전기로 기반 전환시 전력 소모가 기존 고로 대비 60% 이상 증가하며 자가발전이 어려워 외부 전력 의존도 10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료 기반 확충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강자원협회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시행령·시행규칙에 고급 스크랩 확보를 위한 가공전문기업 지정제, 선별·정제 설비 투자 지원, 폐배터리 혼입 차단 관리 강화, AI 선별 기술 설치·운영비 지원 근거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시장 질서 보완 요구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KS 인증 기준 강화와 비품질 제품의 국내 유입 차단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 집행력을 높이기 위한 점검 체계와 유관기관 협력 장치의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요구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6년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도 제기됐다.이날 업계는 정부에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후속 조치와 함께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현장 애로 반영과 관세·쿼터 등 통상 대응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K-스틸법에는 공급과잉 품목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담겼다. 감산 협의를 공정거래법상 담합 예외로 인정하는 조항과 기업결합 심사 기간 단축(최대 120일→90일)을 통해 철근 등 만성 공급과잉 품목의 질서 있는 재편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외국산 저가재 대응 측면에서도 원산지 규정 강화, 부적합 철강재 유통 억제,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의 법적 근거가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고임금·강성 노조에 따른 인건비 부담, 원료 수입 의존에 따른 환율 리스크,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 등 구조적 불확실성이 상존해 정책 지원 효과가 쉽게 나타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