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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 검토 '외주화·유료화'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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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 검토 '외주화·유료화'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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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석 기자]
의료기기 해당 여부 검토 통지서(예시)

의료기기 해당 여부 검토 통지서(예시)

[라포르시안]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의료기기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공적 행정 민원 처리 업무를 산하기관에 위임 또는 위탁하고 수수료를 부과하는 이른바 '외주화·수익화'가 추진되면서 관련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식약처가 수행해 온 '의료기기 해당 여부 및 품목·등급 분류 사전검토'(이하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 업무를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하 정보원)에 위임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기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간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는 민원인이 제품의 사용 목적, 작용 원리, 구조·성능 등을 제출하면 최종 판단 주체이자 법적 권한을 가진 식약처가 의료기기 해당 여부 판단과 품목 정의·1~4등급 분류 결과를 공문 형태로 회신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러한 절차는 의료기기 규제 적용 여부를 사전에 명확히 함으로써 불필요한 허가·심사와 행정 분쟁을 예방하고, 행정 전반의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공적 영역의 행정서비스로 기능해 왔다. 이 때문에 행정지도 성격의 공적 민원 처리로 분류돼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업무가 정보원으로 위탁되면 수수료 신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업계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는 외부 용역 결과를 토대로 건당 15만 원 수준의 수수료 책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가 민원인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외부 자문이나 컨설팅이 아닌 허가·신고 절차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필수적인 공적 행정업무라는 점에서 유료화의 적절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의료기기 기술문서 심사 인증·허가 GMP 심사 등 다단계 규제 과정에서 각종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전 분류 단계까지 비용 부담이 추가되면 다품목을 개발하거나 반복적인 사전검토가 필요한 중소·벤처·스타트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는 이를 정부가 수행해야 할 규제 해석·행정 판단 비용을 기업에 전가하는 구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판단의 일관성과 책임 소재 문제도 쟁점 중 하나다. 정보원이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 사전검토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최종 허가·처분 권한은 여전히 식약처에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이 수수료를 납부하고 회신을 받더라도 이후 식약처 허가·심사 과정에서 다른 해석이 적용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정보원의 판단 결과에 대한 법적 구속력과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비용을 지불하고도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는 이러한 구조가 사전검토를 통해 행정 효율성과 규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오히려 기업의 초기 규제 비용을 키우고, 신기술 의료기기 개발과 시장 진입 속도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가운데 의료기기 업계는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중소기업 옴부즈만' 제도를 이용해 제도 개선 요구에 나섰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개별 민원 처리 창구가 아닌 부처 간 규제 충돌과 과잉 규제·기업 부담금 문제를 공식 조정·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이달 16일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이 주관하는 '기업 관련 수수료·사용료·부담금 제도 개선을 위한 규제 현황 및 규제 애로 발굴 조사'에 참여해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 사전검토 업무의 정보원 위임과 유료화에 따른 문제점을 알리고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안은 중소기업 규제 비용과 행정서비스 유료화의 적정성 문제에 해당해 옴부즈만의 수수료·부담금 제도 개선 검토 대상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된 법안이라는 점에서 업계 요구만으로 법안 철회나 위임 조항 자체가 삭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업계 입장에서는 의료기기 해당·등급 분류 사전검토에 대한 정보원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식약처의 최종 검토를 의무화하는 한편 수수료 감면·면제 등 예외 규정을 마련해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보완을 이끌어 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식약처의 행정 효율성 제고를 명분으로 추진되는 해당 법안이 오히려 기업의 초기 규제 부담을 키우고, 행정 판단의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향후 시행령·시행규칙 및 식약처 고시 개정 과정에서 정보원 위탁 범위·수수료 부과 기준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보완 장치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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