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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여파 수입물가 4년 만에 최장기 상승…청와대는 증권사·운용사 불러 간담회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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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여파 수입물가 4년 만에 최장기 상승…청와대는 증권사·운용사 불러 간담회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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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여파로 지난달 수입물가가 6개월 연속 상승했다. 4년여 만에 가장 긴 오름세다. 수입물가 상승은 향후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14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수입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 뉴스1

14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수입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 뉴스1


◆환율 6개월 연속 오름세

15일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42.39로 전월(141.47)보다 0.7%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해선 0.3% 상승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수입물가가 6개월 연속 상승한 건 2021년 5∼10월 이후 4년2개월 만이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과 1차 금속제품 가격 상승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두바이유가 11월 월평균 64.47달러에서 지난달 62.05달러로 하락하는 등 원유 가격이 내려갔지만, 환율이 크게 상승하며 수입물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11월 평균 1457.77원에서 지난달 1467.40원으로 0.7% 올랐다.

항목별로 보면 원재료는 천연가스(LNG) 등이 오르며 광산품을 중심으로, 중간재는 1차 금속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각각 0.1%, 1.0%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각각 0.7%, 0.4% 올랐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생산자 물가, 소비자 물가로 전이된다. 지난 연말 소비자 물가가 2% 중반대까지 오른 가운데 올해에도 물가 관리가 만만치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두바이유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모두 전월 평균 대비로는 하락했다”면서 “다만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나오는 원·달러 환율 시세. 뉴스1

지난 13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나오는 원·달러 환율 시세. 뉴스1


수출물가도 6개월째 오름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1월(139.42)보다 1.1% 오른 140.93으로 집계됐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물가 부담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시중 통화량에 대한 논쟁도 거세지고 있다.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 통화(M2) 비율은 153.8%로 집계됐다. 미국이 71.4%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한국은 지난해 10월 기준 5.2%로 미국(4.6%), 유로 지역(3.1%), 영국(3.6%), 일본(1.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량 증가가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한은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M2 누적 증가율이 과거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 높은 편이 아니고 미국과도 코로나19 이전부터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율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 그 원인을 둘러싼 통화량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통화량은 한은의 통계 개편, 예·적금 자금의 증시 유입 영향으로 8개월 만에 감소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11월 M2(평잔)는 4057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줄었다. 한은이 올해부터 M2 구성 항목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을 제외한 가운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자금이 증시 이동 등으로 13조원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는 수급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고 있음에도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방향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협력해 외환시장 안정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할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지난 9일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일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까지 나서 해외 투자 ‘누르기’

청와대가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국장 복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청와대에서도 고환율 잡기에 나선 것이다. 해외 투자 열기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코스피는 4700선까지 뚫으며 오천피(코스피 5000)에 더 가까워졌다.

1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3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불러 비공식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유턴’ 대책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관계자와 자본시장연구원 등에서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 업계 측 관계자들은 고위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한 엄격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투자자들이 국내 개별 종목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상품을 찾아 해외로 떠나는 사례 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홍콩 시장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반 2배 레버리지 상품에 국내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의 신속한 출시와 국내 주식 전용 계좌 소득공제, 연금 계좌 내 국내 ETF 매매 차익 비과세 등 세제 혜택 확대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랐다.

정부의 국내 복귀 유도 정책에 발맞춰 증권가도 고객 유치전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서학개미’의 귀환을 돕기 위해 수수료 면제와 주식 지급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코스피가 14일 사상 처음으로 4,700선을 돌파해 장을 마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0.46포인트(0.65%) 오른 4,723.10에,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80포인트(0.72%) 떨어진 942.18에 장을 끝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14일 사상 처음으로 4,700선을 돌파해 장을 마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0.46포인트(0.65%) 오른 4,723.10에,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80포인트(0.72%) 떨어진 942.18에 장을 끝냈다. 연합뉴스


1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0.46포인트(0.65%) 오른 4723.10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2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정부가 목표로 삼은 코스피 지수 5000에는 약 6%만 남겨둔 수치다.

특히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끌던 대형 반도체주보다 방산과 자동차 업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로보틱스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도체에서 자동차 업종 등으로 순환매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포함된 국내 자동차 산업 주가지수인 KRX 자동차는 지난달 30일부터 14일까지 17.3% 오르며 전체 KRX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자동차 대장주인 현대차가 같은 기간 38.8%나 올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조선·방산·원전 관련주가 포함된 KRX300 산업재 지수는 16.98% 올라 자동차에 이어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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