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부터 재판기록 열람·복사 사전 예약 가능
민원 혼잡 완화 기대…제도 안내·디지털 접근성 보완 과제
민원 혼잡 완화 기대…제도 안내·디지털 접근성 보완 과제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다음 달부터 재판기록의 열람·복사 예약제도가 전국 법원으로 전면 확대 시행된다. 민원인이 이메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담당자가 열람·복사가 가능한 일시를 지정해 신청인에게 통지하는 방식이다.
법원은 민원 혼잡을 줄이고 이용자 편의를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제도 안내 부족과 디지털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대법원은 ‘2026년 상반기 달라지는 주요 사법제도’를 발표하며 2월부터 재판기록 열람·복사 예약신청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재판장 허가나 비실명 처리 등이 필요한 기록의 경우, 법원을 직접 방문하더라도 대기 시간이 길어 당일 열람·복사가 어려워 다시 방문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재판기록 열람·복사는 재판 진행에 필수적인 절차다. 재판 당사자나 대리인은 상대방 제출 자료와 진행 경과를 확인해야 변론 준비가 가능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재판기록에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원칙적으로는 사건 당사자나 대리인이 신청할 수 있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제3자도 허가를 받아 열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열람·복사 신청을 위해 해당 법원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현장 대기가 밀릴 경우 신청 당일 열람·복사가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처리 소요 기간은 빠르면 당일, 늦어도 3일 이내 열람·복사가 가능하지만 사건 성격과 기록의 분량, 법원의 업무 처리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열람만 신청하는 경우 비교적 빠르게 처리되는 반면, 복사까지 포함되면 출력량과 보안 여부에 따라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민사사건은 당일 처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비공개 항목이 많은 형사사건은 시간이 더 소요되기도 한다.
현장에서의 민원 반응은 엇갈린다. 14일 서울중앙지법 종합민원실을 찾은 30대 이모씨는 “예약 제도가 있는지도 몰랐다. 다음에 올 때는 예약하고 오면 편리하고 시간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고령층에게는 온라인 절차 자체가 부담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소장을 접수하러 법원을 찾은 60대 김모씨는 “시행되면 이용해보겠지만 나 같은 노인들은 온라인이 어려워 자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결국 방문 접수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건으로 인해 법원의 방문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법원에 접수된 소송사건은 691만5400건으로, 전년(666만7442건) 대비 3.72%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민사사건이 470만9506건(68.1%)으로 가장 많았고, 형사사건 181만9492건(26.3%), 가사사건 19만2530건(2.8%) 순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예약제 도입이 창구 혼잡 완화와 민원 처리 효율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구체적인 이용자 안내 및 시스템 접근성 문제, 디지털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법원 관계자는 “해당 제도는 곧 도입돼 시행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매뉴얼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도 도입이 실제 시민 체감 효과로 이어질지, 시행 이후 현장 안착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