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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 환상 케미…이번엔 ‘팀 선영석’이 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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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 환상 케미…이번엔 ‘팀 선영석’이 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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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과 정영석이 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선영과 정영석이 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끈끈하고 냉정해요. 케미가 좋아요.”



사물이나 사람의 결합도를 의미하는 ‘케미’를 묻자 선배 김선영(32·강릉시청)은 이렇게 말한다. 이어 “제가 누나지만 (정)영석이가 아이스에서는 더 리드해요. 그런 것도 서로 잘 맞아요”라며 후배 정영석(21·강원도청)을 챙긴다. 한국 컬링대표팀의 올림픽 출정식(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영석도 “누나랑 아주 잘 맞아요”라며 화답한다.



구김살 없는 둘은 얼음판 위에서는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단짝이다. 컬링 믹스더블 종목의 특성이 그렇다. 둘의 협력 밀도가 승패와 직결되는데, 팀 명칭도 ‘선영석’(선영-영석)으로 이름을 합쳐 만들었다. 특히 김선영은 평창(2018년)과 베이징(2022년)에 이어 세 번 연속 올림픽 무대에 나가는 국내 최초의 컬링 선수가 됐다. 그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출전 티켓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올림픽 각오를 밝히는 믹스더블 컬링 대표팀의 김선영. 연합뉴스

올림픽 각오를 밝히는 믹스더블 컬링 대표팀의 김선영. 연합뉴스


찰떡 호흡과 독기, 4년간의 세월은 지난해 말 열린 믹스더블 올림픽 자격결정전에서 극적으로 티켓을 따낸 배경이다. 한국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 때 개최국 자격으로 믹스더블 종목에 나섰는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엔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김선영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했다. 결과까지 내겠다”고 말했고, 정영석은 “잘 안 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어려운 시간을 견뎌낸 만큼 성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예민하고 섬세한 종목인 만큼 얼음판 위에서의 멘털 관리는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다. 김선영은 “우리 둘 다 차분하고 냉정하다. 영석이가 저보다 무던하고 차분한 스타일이다. 마인드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끌어준다. 얼음판 밖에서의 대화나 다른 훈련에서는 내가 이끈다”며 웃었다. 정영석은 “나도 똑같이 생각한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가면서 여기까지 왔다. 올림픽에서도 당연히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의 김선영과 정영석. 대한컬링연맹 제공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의 김선영과 정영석. 대한컬링연맹 제공


둘은 2022년 강릉시청-강원도청 선수 간 믹스더블 조를 짤 때 만났다. 다른 조가 다 편성된 뒤 마지막에 짝을 찾았지만, ‘남은 사람들의 의기투합’은 매서웠다. 둘은 대표팀 선발전에서 떨어진 적도 있고, 믹스더블 훈련에만 매진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초반 고비도 넘었고, 높낮이의 굴곡도 극복하면서 최후에 웃었다.



김선영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 우리는 어려울 때마다 장난식으로 ‘우리 둘밖에 없다’며 대화를 많이 했다. 실전에서도 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강해졌다”라고 했다. 정영석은 “둘이 합치면 둘이 아니라 하나다.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선영은 ‘팀킴’ 강릉시청, 정영석은 강원도청의 컬링팀에 속해 있지만, 그동안 둘만의 믹스더블 게임 전략을 다듬었다. 정영석은 “선영 누나가 확실히 기본기가 탄탄하고, 강심장이다. 어려운 샷에 대부분 성공해준다”며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의 김선영과 정영석. 대한컬링연맹 제공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의 김선영과 정영석. 대한컬링연맹 제공


이제 결전의 날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김선영은 “컬링은 손 말고도 몸으로 속도를 느껴야 하기 때문에 몸 전체의 감각이 중요하다. 남은 기간 훈련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고, 중학교 때부터 올림픽 메달의 꿈을 키워온 정영석은 “이번 올림픽 출전은 9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역전홈런을 친 기분이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는데, 결과까지 내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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