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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가 직접 호류지 안내… 수장고 열어 금당벽화까지 보여줘

조선일보 나라=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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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가 직접 호류지 안내… 수장고 열어 금당벽화까지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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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1박2일 일정 후 귀국
일본 나라현(奈良縣)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오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나라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호류지(法隆寺)를 방문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먼저 호류지에 도착해 이 대통령을 기다렸고, 이 대통령은 자신을 맞이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손을 맞잡으며 “어우, 손이 차네요”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호류지 주지스님의 안내를 받아 경내를 둘러봤다. 고대 일본과 한반도의 교류 흔적이 남아있는 호류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지난 1993년 일본 문화재로는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마당에 자갈이 깔린 호류지를 돌아보기 위해 운동화를 신은 이 대통령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탑인 호류지 5층 목탑과 백제에서 건너갔다는 기록이 있어 ‘백제 관음’으로도 불리는 목조관음보살입상 등을 살펴봤다. 이 대통령은 “정말 대단하다”고 했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여기 자주 와보세요? 어릴 때 소풍 다니고?”라고 묻기도 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뉴스1李, 악수하며 “손이 차네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호류지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맞이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손을 맞잡으며 “손이 차네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당에 자갈이 깔린 호류지를 돌아보기 위해 잠시 수행원의 운동화를 빌려 신었다.

뉴스1李, 악수하며 “손이 차네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호류지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맞이하는 다카이치 총리와 손을 맞잡으며 “손이 차네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당에 자갈이 깔린 호류지를 돌아보기 위해 잠시 수행원의 운동화를 빌려 신었다.


청와대는 “특별 일정으로 일본 측이 일반인 관람이 통제되는 수장고를 개방해 과거 화재로 훼손되어 엄격하게 보전·관리되고 있는 금당벽화의 원본을 양 정상에게 보여줬다”며 “우리 대통령의 최초의 나라 방문에 대해 일본 측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환대”라고 했다.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렸다는 설이 있었던 호류지 금당벽화는 1949년 화재로 불에 탔다. 호류지 측은 검게 그을린 벽체 자체를 보관하고 있으며, 수장고 수리 비용 마련을 위해 지난해 10월 880명에게 공개하는 등 특정 계기마다 기부금을 내는 제한된 인원에만 공개한다.

호류지 방문은 이 대통령의 1박 2일 방일 중 다카이치 총리와 만나는 마지막 일정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을 차량 앞에서 배웅했고, 세 차례나 악수를 했다. 이 대통령이 차량에 탄 뒤에도 다카이치 총리가 다가와 열린 창문 사이로 또 악수를 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현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양 정상이 구축한 개인적 친분과 신뢰 관계”를 꼽으며 “정상 간에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지금 구축한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풀어나가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에 앞서 일본 간사이 지역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러분의 희생 덕에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고 한일 관계도 부침이 있기는 하지만 조금씩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 “독재정권 시절에는 국가가 우리 일본에 거주하는 재외 국민들을 간첩으로 몰아 조작하는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 아픈 역사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겠다”고 했다. 재작년 12·3 계엄 사태를 언급하면서는 “불법계엄 사태 때 (재일 동포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수많은 불빛을 밝히는 데 함께했다”며 “모국에 대한 여러분의 헌신과 사랑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1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주도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와 일본이 그 선결 조건처럼 생각하는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 금지 해제 문제 등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수산물 문제와 관련해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다”며 “우리는 설명을 청취했다”고 말했다. CPTPP 가입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며 “우리의 기본적인 접근 방향을 이야기했고, 일본 측에서도 기본적인 입장을 말했다”고 했다. 위 실장은 CPTPP 가입 문제가 상세히 논의되지는 않았다면서 “긍정적으로 논의를 했고, 실무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정도”라고 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1942년 수몰 사고가 발생해 조선인 136명 등 183명이 숨진 ‘조세이(長生) 탄광’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 “단독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제기한 주요 현안 중에 첫 번째로 제기한 이슈였다. 이 문제를 맨 먼저 언급했다”며 “유족들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는 첫걸음이자 한일이 과거사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도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구체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를 하면서 풀어나가야 될 것”이라고 했다.

[나라=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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