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를 찾은 한 고객이 아이폰17 프로와 에어 제품을 비교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팔아봐야 손해?”
얇은 두께와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내건 ‘초슬림 폰’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모양새다. 일부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초슬림폰 제품이 1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는 등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디자인을 위해 성능을 희생하던 기존의 문법이 고객들에게 외면 받은 결과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 가격까지 급등하며 제조사들은 초슬림폰 양산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중국 메이주는 이달 출시 예정이었던 초슬림 모델 ‘메이주 22 에어’의 출시를 취소했다.
메이주 22 에어는 애플의 아이폰 에어와 유사한 초슬림 제품이었다. 하지만 아이폰 에어의 흥행 부진과 더불어 메모리 가격 폭등에 발목이 잡혔다.
완즈창 메이주 그룹 CMO는 “4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생산 비용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 계획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샤오미도 지난해 아이폰 에어를 겨냥해 개발했던 샤오미17 에어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원가 상승 압박이 거센 가운데 1세대 아이폰 에어를 비롯한 초슬림폰이 시장에서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비단 중국 제조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초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전략 수정에 나섰다. 올해 출시하는 갤럭시S26 시리즈에서 엣지 모델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5 엣지(왼쪽)와 갤럭시S25 울트라. [임세준 기자] |
당초 갤럭시S25 엣지는 6㎜도 채 되지 않는 얇은 두께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첫 달 판매량이 기본 모델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프리미엄급이지만 얇은 두께를 구현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카메라 사양을 하향 조정한 점이 패인으로 꼽혔다.
애플도 한때 아이폰 에어 단종설에 휩싸였다. 출시 열흘간 판매량이 전체 아이폰17 시리즈의 3%에 불과하자 생산량을 80% 이상 줄이고 단종까지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 아이폰 에어2를 다시 한 번 선보이며 자존심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출고가 149만6000원에 출시된 갤럭시S25 엣지는 최근 이동통신3사 간 보조금 경쟁이 격화되며 찬밥 신세가 됐다. ‘성지’로 불리는 일부 휴대폰 판매점에서 5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0원 폰을 넘어 도리어 10만원을 돌려 받는 ‘차비폰’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아이폰 에어도 20만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