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는 신년을 맞아 삼성전자와 손잡고 과자 패키지와 할인 이벤트를 결합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족' '행복인생' '건강최고'라는 메시지를 패키지 전면에 담았습니다. 국민 과자와 국민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세븐일레븐과 SK하이닉스의 협업은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반도체 핵심 기술인 HBM을 콘셉트로 한 스낵을 출시하며 유통과 반도체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반도체 적층 기술을 과자 모양으로 구현하고 '허니바나나맛'이라는 언어유희를 더했습니다. 반도체 기술을 소비재 언어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이색 협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신제품 출시나 가격 할인만으로는 포화된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는 거죠. 특히 MZ세대가 핵심 고객층인데 이들은 재미없는 제품에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스토리와 경험 등 공유할 만한 요소가 제품 자체만큼이나 중요해졌습니다.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도 유통업계와의 협업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에게 반도체는 여전히 어렵고 추상적인 영역입니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일상에서 체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과자나 편의점 상품처럼 친숙한 소비재를 통해 반도체를 풀어내는 방식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업간거래(B2B) 중심 기업이 기업과 소비자간거래(B2C) 영역으로 브랜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성과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협업해 선보인 해당 스낵은 출시 3주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했습니다. 스낵 카테고리 매출 상위 3위권에 진입하며 단기 이벤트 상품 이상의 성과를 냈습니다. 초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며 추가 물량 대응에 나설 정도입니다. 이종 산업간의 협업이 확실한 매출 견인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해태제과와 세븐일레븐 모두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앞으로 경계는 더욱 희미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소비재와 첨단 산업의 결합은 이제 '뉴노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조합이 주는 즐거움, 이것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유통업계가 찾은 가장 확실한 생존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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