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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참여라지만 대표도 오니”… 수주 기원 주말 등산 강행하는 중견 건설사

조선비즈 정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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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참여라지만 대표도 오니”… 수주 기원 주말 등산 강행하는 중견 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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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건설 임직원들이 10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서 수주기원제 행사를 갖고 수주목표 1조원 달성을 결의하고 있다. /신동아건설 제공

신동아건설 임직원들이 10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서 수주기원제 행사를 갖고 수주목표 1조원 달성을 결의하고 있다. /신동아건설 제공



새해를 맞아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단체 산행과 수주·안전 기원제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 업계의 오랜 전통이지만 업무 외 시간인 주말에 사실상 반강제로 진행되고, 오히려 안전사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폐지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14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 해맞이광장에서 수주 기원제를 올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세준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올해 목표한 수주금액 1조원 달성과 현장 무재해를 기원했다.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로 잘 알려진 신동아건설은 시공능력평가(시평) 58위 중견 건설사로, 지난해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같은 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했다.

이날 아차산에 오른 건 신동아건설만이 아니었다. 주택 브랜드 ‘디 이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시평 61위 동문건설도 아차산에서 행사를 열고 올해 추진하는 주요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과 전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주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7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동반 등산을 하며 화합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새해 목표와 실천 과제를 공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평 21위 우미건설도 같은 날 김영길 대표와 임직원들이 광주 무등산 천제단에 올라 수주 기원제를 열고 새해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대보그룹 건설 계열사인 대보건설과 대보실업 역시 김성호·장상근 대표를 비롯해 40명이 강화 마니산 정상에서 수주 목표 달성과 무재해를 위한 각오를 보였다. 주거 브랜드 ‘칸타빌’로 알려진 대원은 10일, 효성그룹 계열 진흥기업은 11일 각각 서울 청계산을 올라 수주·안전 기원제를 개최했다.

진흥기업 임직원들이 11일 서울 청계산에 올라 '2026년 무재해·수주 기원제'를 열고 있다. /진흥기업 제공

진흥기업 임직원들이 11일 서울 청계산에 올라 '2026년 무재해·수주 기원제'를 열고 있다. /진흥기업 제공



수주·안전 기원제는 건설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수주와 안전을 기원하는 행사인 만큼 비중이 큰 연례행사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전사적으로 참여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는데, 임직원 수백 명이 본사 앞에 모여 관광버스를 타고 줄지어 산에 올랐다. 주로 업계에서 기운이 강한 산으로 꼽히는 청계산, 마니산 등과 접근이 편리한 아차산 등을 많이 찾았다.

문제는 단체 등산과 기원제 행사가 대부분 업무 외 시간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중견 건설사가 산을 오른 10일과 11일 모두 주말이었다. 게다가 추운 날 산행을 하다 보니 오히려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던 수주·안전 기원제를 폐지했고, 일부 사업본부나 개별 현장에서만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주 기원제에 참석했던 한 건설사 직원은 “자율 참여라고 하지만,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하는 행사에 빠지기 쉽지 않다”라면서 “휴일 수당은 기대도 안 한다. 가서 다치거나 술자리에 끌려가지만 않으면 다행이다”라고 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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