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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김상식 매직’이 다시 한 번 아시아 무대에서 폭발했다. 베트남 축구가 조별리그 3전 전승이라는 완벽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대회 시작 전만 해도 복병 정도로 평가받던 베트남이었지만, 뚜껑을 열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더 이상 도전자가 아니라, 이젠 우승 후보라는 시선까지 만들어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개최국 사우디를 1-0으로 꺾었다. 승점이 필요한 쪽은 사우디였다. 홈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함 속에 경기 내내 몰아쳤다. 그러나 승자는 베트남이었다.
이날 베트남의 선택은 명확했다. 무리하게 맞불을 놓지 않았다. 대신 사우디의 거센 압박을 견디며 한 번의 찬스를 기다렸다. 경기 내내 사우디가 공을 몰고 베트남을 흔들었지만, 베트남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수비 집중력이 계속 살아 있었다.
결국 후반 19분, 기다리던 장면이 터졌다. 응우옌 딘 박이 각도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왼발 슈팅을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베트남은 이후 남은 시간을 끝까지 버텨냈다. 그리고 그 버팀은 단순한 수비가 아니라, 조직력과 체력, 집중력으로 완성된 승리였다.
베트남은 이 승리로 3승 승점 9점을 기록하며 조 1위로 8강에 올라섰다. 첫 경기에서 요르단을 2-0으로 꺾었고, 키르기스스탄을 2-1로 제압했다. 마지막으로 사우디까지 넘어뜨리면서 ‘3연승’으로 조별리그를 끝냈다. 전력 평가만 보면 요르단과 사우디가 한 수 위로 꼽혔지만,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은 실제 경기에서 그 평가를 뒤집었다.
경기 후 베트남 현지는 흥분했다. 베트남넷은 “베트남 U-23 대표팀은 AFC로부터 완벽하고 강인한 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며 “조별리그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AFC와 지역 라이벌, 심지어 FIFA로부터 보기 드문 극찬을 받았다”고 전했다. 단순히 ‘좋았다’는 정도가 아니었다. 베트남이 팀으로서 완성형이라는 메시지가 반복됐다.
베트남넷은 이어 “베트남은 3전 3승 승점 9점으로 조 1위를 차지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베트남 U-23 대표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AFC도 이를 즉시 주목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더 이상 약체가 아니라 강력한 우승 후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AFC의 반응도 단순하지 않았다. AFC 공식 채널은 경기 후 “완벽하고 강인한 베트남”이라며 짧지만 강한 평가를 남겼다. AFC는 대회 전부터 베트남을 주목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많은 사람들이 요르단과 맞대결에서 베트남을 과소평가했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게 정반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제는 ‘이변’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동남아 새 역사도 만들어졌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5골을 넣고 단 1골만 실점했다. 결과는 3승. 그리고 이 승리들이 쌓이면서 베트남은 대회 통산 7승(승부차기 포함 시 9승)이라는 동남아 최다승 기록을 새로 세웠다. 베트남넷이 “동남아에서 베트남에 필적할 만한 팀은 없다”고 자신 있게 외친 배경이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사우디에 도착하기 전엔 선수들이 팀을 위해 이렇게 헌신하고 투혼을 발휘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정말 놀라운 선수들”이라며 선수단의 집중력과 태도를 강조했다. 그러나 베트남 현지가 바라보는 김상식 감독의 위상은 더 크다. 단지 선수들이 잘 뛴 것이 아니라, 감독이 팀을 하나로 만들어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베트남넷은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모든 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투지와 정확성을 겸비한 팀을 만들어냈다”며 “전술 능력도 인상적이었다. 베트남은 사우디의 슈팅 26개에도 굳건히 버텼다”고 강조했다. 숫자는 사우디가 앞섰지만, 경기의 뼈대와 승부의 줄은 베트남이 잡고 있었다는 뜻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로테이션 운영이었다. 베트남넷은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의 피로를 관리하고자 딘박과 응우옌 레팟을 벤치에 앉혔지만, 팀은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정신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 싸움이 커지는 만큼, 이 운영이 앞으로 더 큰 무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동남아 라이벌들도 인정했다. 시암 스포츠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주요 선수들을 쉬게 하면서도 경기를 완벽히 장악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베트남넷도 “태국 팬은 베트남에 배울 점이 많다. 우리를 뛰어넘었다고 썼고, 인도네시아 팬은 베트남을 의심했지만 침착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사우디를 놀라게 했다. 정말 감탄스럽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경쟁국 팬들이 박수를 보내는 건 흔치 않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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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은 다시 한 번 베트남에서 한국인 지도자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2024 동남아 축구선수권대회(미쓰비시컵)를 시작으로 AFF U-23 챔피언십, SEA 게임까지 동남아 메이저 대회 3관왕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베트남 축구가 이토록 뜨겁게 달아오른 것도 박항서 전 감독 이후 처음이다.
이제 김상식호의 다음 상대는 B조 2위를 두고 경쟁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혹은 시리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두 팀이 비기면 UAE가 8강에서 베트남과 맞붙는다. 상대가 누구든, 베트남은 이제 두려움보다 기대감을 앞세우는 팀이 됐다.
반면 한국은 분위기가 정반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C조 2위로 8강에 올랐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두 살 어린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같은 시각 레바논이 이란을 1-0으로 잡아준 덕분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성적은 1승 1무 1패. 베트남이 실력으로 조 1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한국은 경우의 수로 겨우 생존했다. 같은 대회, 같은 무대에서 두 팀이 전혀 다른 결말을 받아들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