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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두둑해진 산일전기, SJL에 300억 출자… ‘서정진의 해결사’와 M&A 나서나

조선비즈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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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두둑해진 산일전기, SJL에 300억 출자… ‘서정진의 해결사’와 M&A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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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변압기를 생산하는 산일전기가 투자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사모펀드(PEF)에 300억원 출자를 약정했다. 해당 PEF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오랜 인연을 가진 임석정 대표가 이끄는 SJL파트너스가 조성했다.

SJL파트너스는 그동안 상장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굵직한 인수합병(M&A)을 몇 차례 성사시켰다. 업계에서는 변압기 업황 호황으로 곳간이 두둑해진 산일전기가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산일전기 본사 전경./산일전기 제공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산일전기 본사 전경./산일전기 제공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디티에스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총 295억원 규모의 출자 약정을 체결했다. 해당 펀드의 전체 약정액이 443억여원인 점을 감안하면, 산일전기의 지분율은 66.52%에 달한다. 산일전기는 “해당 PEF의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일전기가 금융 투자에 수백억원을 투자하고 나선 것은 본업에서 발생하는 이익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일전기 영업이익은 2022년 120억원에서 2023년 460억원 수준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11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압기와 리액터를 생산하는 산일전기는 생산 제품의 80%를 수출하는데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신재생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증가하면서 산일전기 이익이 크게 늘었다. 산일전기는 수익성도 높은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산일전기 영업이익률이 3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익이 늘어나면서 자금 여력도 커지고 있다. 산일전기가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주주에게 배당금을 나눠주고 남은 이익잉여금 규모는 2022년 말 3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2400억원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곳간이 8배로 불어난 셈이다.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SJL파트너스 제공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SJL파트너스 제공



특히 업계에서는 SJL파트너스의 과거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SJL파트너스가 전략적 투자자(SI)와 손잡고 대형 딜을 성사시켜온 전력을 고려할 때, 산일전기의 이번 출자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선 전략적 M&A의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변압기 업황 호황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본업 경쟁력 강화나 주주 환원이 아닌, 변동성이 큰 사모펀드 투자에 295억원이나 투입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PEF 내 LP 참여는 약정액의 10~20% 수준이지만, 산일전기 비중은 66%에 달해 사실상 펀드 지배력을 확보하고 특정 기업 인수를 위한 ‘우회로’로 활용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SJL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체외진단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전부를 2조원에 인수했고, SKC와 함께 영국 실리콘 음극재 스타트업인 넥세온(NEXEON)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JP모건 출신인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는 유럽계 CVC캐피털에서 업력을 쌓다가 SJL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임 대표가 독립 펀드를 설립한 것은 서 회장과의 오랜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JL파트너스가 설립 후 첫 투자건은 셀트리온홀딩스가 발행한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것이었다.

당시 이 투자는 서 회장에게는 셀트리온의 고질적인 자금난을 해결하는 수단이 됐고, SJL파트너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준 딜로 알려졌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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