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스타트업 즈푸AI가 중국산 칩만을 사용해 학습한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내놨다. 이 모델은 문자와 이미지, 음성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로 중국산 칩만을 사용한 멀티모달 모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즈푸AI는 이날 ‘GLM-이미지’를 공개하면서 “화웨이의 어센드 칩만을 사용해 학습을 완료한 최초의 최첨단 멀티모달 AI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즈푸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화웨이의 ‘어센드 아틀라스 800T A2’ 서버와 화웨이 AI 학습 소프트웨어 ‘마인드스포어’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 서버에는 마찬가지로 화웨이가 만든 쿤펑 프로세서와 어센드 브랜드 AI칩이 탑재돼 있다. 즈푸는 “이는 중국에서 개발된 풀스택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해 고성능 멀티모달 생성 모델을 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해 5월 자사의 어센드 칩만을 활용해 대형언어모델(LLM) ‘판구 Pro MoE’를 훈련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화웨이 이외의 업체에서 어센드로만 학습 시킨 AI 모델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이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평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맞서 자국 업체들에 중국산 칩 사용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한 상태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즈푸 역시 지난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캠브리콘 테크놀로지 등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해 신규 모델 개발에 몰두해왔다.
미국 상무부는 13일 엔비디아의 AI칩 H200의 중국 수출을 위한 규칙 개정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사실상 수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기회 삼아 자체 반도체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최대 AI 칩 제조사인 화웨이는 올해 자사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대폭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캠브리콘도 올해 AI 칩 생산량을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중국 주요 AI 스타트업 가운데는 처음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한 즈푸는 상장 직후 주가가 80% 이상 급등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 6월 오픈AI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즈푸AI를 콕 집어 “즈푸AI가 여러 국가에서 정부 계약을 확보하는 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며 “중국이 글로벌 AI 주도권을 추구하는 데 점점 더 강력한 동력을 갖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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