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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선거’ 언급은 트럼프용?···“실행 의지보다 외교적 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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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선거’ 언급은 트럼프용?···“실행 의지보다 외교적 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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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키프로스 니코시아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양자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키프로스 니코시아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양자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이 성사될 경우 대통령 선거와 국민투표를 즉각 시행하겠다는 구상을 언급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3일(현지시간)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나기 전 선거와 국민투표를 하는 데는 법적·정치적·현실적 장애물이 많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전제인 휴전 자체가 러시아의 거부로 불확실한 데다, 설령 휴전이 이뤄진다 해도 단기간에 준비된 선거는 공정성·경쟁성·민주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평화 합의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야당 홀로스 소속의 야로슬라우 유르치신 의원은 “핵심은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라며 “향후 러시아와 협상을 진행할 정부의 정당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평화안에 대통령 선거 시행이 포함될 수 있으며 합의안은 의회 비준 또는 국민투표를 거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계엄령을 포함한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계엄령을 유지하고 있는데 계엄령하에서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선거가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다. 전문가들은 계엄령 해제 이후 선거를 치르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본다.

선거 감시단체 오포라의 올하 아이바조우스카 대표는 “계엄령은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그 아래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민주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재선 전략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 분석가인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선거와 국민투표가 동시에 열리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 합의의 보증인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제 추진 의도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외교적 제스처에 가깝다는 해석도 있다. 여당 소속의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의원은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트럼프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설령 정치적 의지가 있더라도 의회 통과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반 법안은 226표, 헌법 개정은 300표가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단순 법안조차 160~170표 확보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큰 평화 합의에 찬성할 경우 ‘매국’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도 크다.

선거 준비에만 약 9개월이 필요하고 해외 거주 국민을 위한 온라인 투표 역시 보안과 공정성 문제로 반대가 거세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국가의 독립과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결정을 금지하고 있어 동부 지역 철수나 러시아 점령지의 사실상 인정 역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투표의 유효 요건인 투표율 50% 달성도 난민과 실향민 문제로 사실상 어렵다.

유르치신 의원은 “전쟁의 공식적 종료와 계엄령 해제 이전에는 선거·국민투표 등 권력 변화를 연상시키는 어떤 절차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지 매체인 우크린폼에 따르면 지난달 사회·마케팅 연구기관 소시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선이 조기에 치러지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0.6%, 우크라이나군 전 총사령관을 지낸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은 29.6%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다.


☞ 러 공습에 난방 끊긴 우크라 반격 나서…젤렌스키 “러 심층 타격 작전 승인”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20819001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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