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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기록한 코스피… 거품 터질까 안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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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기록한 코스피… 거품 터질까 안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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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연 기자]

우리는 증시의 거품 여부를 미리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 4월 9일 2293.70에서 지난 1월 12일 4624.79로 마감해 9개월 만에 2배 오른 코스피가 이제 전세계 거품 연구자들의 주요 관찰 대상이 됐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13일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의 거품이 터지지 않을 조건을 알아봤다.


13일 코스피가 9개월 만에 2배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 뉴시스]

13일 코스피가 9개월 만에 2배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 뉴시스]


거품과 호황, 그리고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는 2와 2분의 1이다. 평생 자산 가격의 거품을 연구한 윌리엄 괴츠만 예일대 교수는 거품을 이렇게 정의한다. "시장 가치가 2배로 상승한 후 5년 이내에 50% 이상 폭락해야 진정한 거품이다." 괴츠만 교수와 예일대 연구팀은 1900년 이후 전세계 21개 주식시장에서 1년 안에 시총이 2배로 증가한 구간을 주로 연구했다.


1년 만에 시총이 2배가 된 증시가 얼마나 희귀한 곳이기에 관찰과 연구의 대상이 된다는 걸까. 1900년 이후 1년 만에 시가총액이 두배 오른 증시는 2%에 불과했다. 코스피는 주식 역사상 73번째 급상승한 증시라는 말이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1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투자자들이 안심할 만한 얘기부터 하자면, 1년 만에 2배 오른 증시가 다시 1년 만에 반토막 난 경우도 무척 희귀하다. 인류 역사상 3번뿐이었다. 거품이 형성되기도 어렵지만, 거품이 터지는 일은 더 어렵다. 금융당국이 손 놓고 지켜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1929년 대공황이나 1987년 미국의 검은 월요일도 1년 만에 모든 일이 끝나진 않았다. 대체로 3년에 걸친 가격 상승과 그 후 3년 동안의 폭락을 거품 붕괴의 한 사이클로 보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거품 공포는 늘 시장에 상존하고, 가끔은 현실이 되기도 한다. 괴츠만 교수 연구팀은 실제 폭락장의 빈도와 투자자들의 주관적인 전망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20년간 연구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공동 연구에서 괴츠만 연구팀은 시장에 존재하는 거품 붕괴라는 공포와 실제 붕괴의 확률을 구해냈다.


투자자들의 10~20%는 항상 6개월 안에 1929년 대공황과 같은 폭락장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지난 100년 동안 사람들의 공포가 현실이 된 건 1929년 대공황, 1987년 블랙 먼데이 단 두차례였다. 2%에 불과한 현실이 투자자의 최대 20%를 날마다 괴롭힌 셈이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이제는 거품의 본질을 얘기할 차례다. 거품은 늘 발생하지만, 모든 거품이 항상 터지는 건 아니다. 거품이 터지지 않을 때는 기대감이 현실이 될 때다. 1720년 영국의 남해회사(south sea) 주가는 100파운드에서 1000파운드로 폭등했지만, 그해 9월에는 150파운드까지 떨어졌다. 노예 무역으로 수익을 올리던 남해회사 주가는 이 회사가 남미 주요 항구의 통상권을 획득했고, 스페인 최대 은광 운영권을 획득했다는 소문으로 폭등했다.


그런데, 이런 소문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도 북·남미와 아프리카를 잇는 대서양경제권의 형성은 거짓이 아니었다. 이처럼 자산 가치의 폭등은 대체로 구조적인 변화와 맞물려 발생한다. 1990년대 말 닷컴버블도 마찬가지다. 비록 주가 폭락이 이어졌지만,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이라는 혁신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니다. 혁신과 새로움에 항상 따라오기 마련인 불확실성이 거품을 터트렸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9개월 만에 시총이 2배로 증가한 코스피의 이렇게 확실해 보이는 거품도 관리가 가능할 수 있다. 지금 증시의 호황을 불러온 건 인공지능(AI) 투자, 자본과세 완화, 상법 개정으로 인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금리 인하 기대감, 정부가 조성하는 막대한 펀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금융투자소득세를 예정대로 다시 추진했다면, 코스피지수를 9개월 만에 2배로까지 부양하는 정부의 성급함을 조정할 수 있었겠지만, 시기를 놓쳤다. 시기를 봐서 반드시 재추진돼야 거품 관리가 가능하다.


거품 관리의 기회는 아직 두 번이 더 남은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배당금 확대다. 주택시장의 거품 관리 차원에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집값 급등이라는 거품이 여간해서는 터지지 않는 이유는 임대료가 그대로여도 주택을 보유하는 데 드는 전체 비용에서 세금이 추가되는 것만으로도 임대료와 주택 보유비용 비율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정도로 확대한다면, 코스피의 거품을 붕괴가 아닌 새로운 펀더멘털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가장 어려운 건 상법 개정에서 시작한 기업지배구조 개혁 기대감을 충족해 주는 일이다. 지금 코스피에 만연한 지배구조 기대감은 시기상조다. 대법원이 개정된 상법에 명시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에 맞는 판결을 내놓으려면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심지어 법원이 그런 판결을 실제로 확정할지도 미지수다. 상장회사가 재벌 총수와 같은 지배주주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고, 회사와 일반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를 경영하라는 게 개정 상법의 취지다.


지배구조 기대감이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상장사의 지배적인 의결권이 특정인에게 영구적으로 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시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대 재벌, 10대 재벌, 30대 재벌 계열 상장사는 복잡한 출자 구조 때문에 소수 주주의 목소리가 전달되기 어렵다. 개정 상법의 효과를 현실화할 추가 입법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 코스피 이상 과열에도 영원히 안 터질 거품, 축복일까 저주일까·더스쿠프·2025년 11월 17일]

한정연 더스쿠프 칼럼니스트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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