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김여정 담화에 “공중에 대고 담화, 비정상소통...대화재개”
김여정 담화 비난 수위 격상...내부결집·적대적 두국가 등 다목적 포석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 |
아시아투데이 목용재 기자 =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내놓은 지난 10일 담화를 통일부가 '소통'과 '긴장완화'의 여지가 있다고 13일 평가한 데 대해 김 부부장이 같은 날 '개꿈'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의도가 주목된다. 특히 해당 담화는 통일부의 입장 이후 하루도 채 되지 않은, 당일 밤에 나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 같은 북한의 신속한 보도 대응은 그 전례를 찾기가 어렵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4일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남북하나재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남북이 공중에 대고 담화 발표 등을 통해 서로의 뜻을 전달하고 있다"며 "이는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연락망과 소통 채널이 복구되고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분석이 먼저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당황한 기색도 감지된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한 긍정 평가를 내리면서도 이를 공식 입장으로 밝히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김 부부장의 13일 담화는 지난 10일 북한 총참모부가 한국 무인기 침입 주장을 한 직후 내놓은 담화보다 비난의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0일에는 "현명한 선택", "구체적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등 다소 유화적인 표현을 사용한 반면 13일에는 "'조한관계개선'이라는 희망부푼 '개꿈'들은 전부 실현 불가한 망상", "집권자의 해외 청탁질에도 조한관계의 현실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는 등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에서 언급된 '해외 청탁질'에 주목했다. 이는 한중·한일 정상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점을 겨냥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북한으로서는 남북대화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한국 정부의 이중성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13일 오후 2시 공개된 이후 8시간 동안 북한의 내부 대책 강구, 김정은 재가 및 담화 작성 등이 이뤄져 신속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표면적으로는 무인기를 명분으로 한 것이지만 비핵화에 대한 반발이라는 중의적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담화는 무인기 침투로 야기될 수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경호 문제,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적대세력으로 명확히 함으로써 내부 결집 유도 및 '적대적 두국가'까지 고착화시키는 등 다목적 포석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관계에서의 주도권 확보까지 고려한 담화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 정부를 압박하면서 애를 태우는, 좀 더 나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재명 정부가 국내 대북정보유입 활동을 완벽하게 정리해 달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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