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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생산적 금융 61.1점”

헤럴드경제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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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생산적 금융 61.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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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매출 1000대 기업 설문
李대통령 핵심 국정 언급 6개월
자금 공급 여건 50~60점에 그쳐
첨단산업-건설업 평가는 극과 극

생산적 금융 활용 기업 7%에 그쳐
활용 못하는 이유 77% ‘잘 몰라서’
활용해 본 기업 70%는 “도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생산적 금융을 핵심 국정 운영 방향으로 제시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 아래 공공과 민간이 경쟁적으로 생산적 금융 상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진입 단계로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매긴 생산적 금융의 현재 수준은 100점 만점에 61.1점에 불과했고 10곳 중 9곳 꼴로 관련 상품을 활용한 경험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5면

다만 실제 생산적 금융을 활용한 기업의 만족도는 높았다. 70% 이상이 회사의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올해 생산적 금융 성과를 본격적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금융권이 가계대출 중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성장 기반이 강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헤럴드경제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상위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0개사는 정부가 생산적 금융 전환을 추진한 최근 6개월간 자금 공급 여건을 평균 61.1점으로 평가했다.

50~60점이라고 평가한 응답이 3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70점 25.0% ▷70~80점 22.0% ▷40~50점 8.0% ▷80~90점 6.0% 등의 순으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90~100점으로 자금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린 기업도 2.0%였다.

반면 응답 기업의 6.0%는 40점을 밑도는 낙제점을 줬다. 그중 4.0%는 0~10점이라는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반도체 분야가 평균 69.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줬으며 건축·건설업의 점수가 55.0점으로 가장 낮았다. 생산적 금융 공급이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집중돼 있는 만큼 업종별로 평가 수준이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건축·건설 분야에선 0~10점을 준 기업 비중도 14.3%로 높았다. 장기간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생산적 금융이 기술·성장기업에 쏠리면서 건설 관련 자금 접근성이 악화될 우려가 큰 만큼 생산성 혁신·지방 활성화 등을 위한 지원으로 업종 간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적 금융 상품을 활용한 경험은 7%로 파악됐다. 제조업과 석유·화학, 에너지·자원·광물 관련 기업이 주로 생산적 금융 상품을 활용해 봤다고 답했다. 이들 중 71.4%는 금융 지원의 성장 기여도를 긍정 평가했다. ‘매우 크게 기여했다’는 응답이 28.6%,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응답이 42.8%였다.

생산적 금융 상품을 활용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77.4%가 ‘지원 상품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매출액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과 1000억~5000억원의 중견기업에서 생산적 금융 상품을 잘 모른다는 응답이 각각 100%, 92.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중소·중견기업의 정보 접근성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산업 생태계 강화 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현장에서의 인지도는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당장 자금 수요가 없다’는 응답이 7.5%로 뒤를 이었으며 ▷지원요건 미달 5.4% ▷복잡한 이용절차 4.3% ▷신청했으나 탈락 2.2% ▷기존 상품과 비교해 비경쟁적 1.0%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22일까지 전화, 팩스, 이메일을 통해 진행됐다.

한편 이 위원장은 전날 금융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한국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기 모임체 구성을 제안했다. 특히 산은을 향해서는 “국민성장펀드는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하는 민관 합동 국가 대프로젝트”라며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인 운영에 조직 전체가 사활을 걸고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