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처리 대신 ‘조절형 미세 에칭’
리간드 안정화·엑시톤 수명 증가
빛 손실 억제, 세계 최고 발광효율 18.1%
리간드 안정화·엑시톤 수명 증가
빛 손실 억제, 세계 최고 발광효율 18.1%
원자 단위 정밀 제어 기술을 통한 발광 효율 한계 극복 개략도. KAIST |
KAIST가 친환경 나노 반도체의 발광 효율을 기존 1% 미만에서 18.1%로 끌어올리는 원자 수준 표면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양자 통신, 적외선 센서용 초소형 발광 소자의 성능을 높여 친환경 나노 반도체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팀은 수십 개 원자로 이뤄진 초소형 반도체 입자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MSC)’의 표면을 원자 단위로 다뤄 빛 손실 문제를 줄였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다룬 인듐 포스파이드는 인듐 인으로 만든 화합물 반도체로, 카드뮴 같은 유해 물질을 포함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 꼽힌다.
TV나 스마트폰의 발광 소자는 반도체가 전기를 빛으로 바꾸며 작동한다.
하지만 크기가 1~2나노미터 수준으로 작아지면 표면이 지나치게 민감해져 원자 몇 개 규모의 결함만 생겨도 빛이 열로 새어 나간다.
이 때문에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은 이론적으로 선명한 빛을 낼 수 있지만 실제 발광 효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존에는 강한 화학물질인 불산으로 표면을 한 번에 깎아 결함을 없애는 방식이 쓰였지만, 반응이 거칠어 반도체 구조 자체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연구팀은 반도체를 한 번에 깎지 않고 화학 반응이 아주 조금씩 일어나도록 제어하는 ‘미세 에칭’ 전략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합성 과정에서 극미량의 불산이 생성되도록 유도해 나노결정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빛을 방해하는 표면 결함과 산화물만 선택적으로 제거했다.
이 과정에서 입자 표면을 감싸는 분자 리간드가 더 안정적인 형태로 바뀌고, 전하가 빛으로 바뀌는 상태인 엑시톤의 수명도 늘어났다.
또 결함 제거 과정에서 생긴 불소 성분과 반응 용액의 아연 성분이 염화아연 형태로 결합, 노출된 나노결정 표면을 보호막처럼 안정적으로 감쌌다.
이 기술을 적용한 인듐 포스파이드 매직 사이즈 나노결정의 발광 효율은 18.1%까지 향상됐다.
이번 연구는 초소형 나노 반도체에서 제어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표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다룰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색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양자 통신용 광원,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더 밝은 반도체를 만든 성과인 동시에 원하는 성능을 얻기 위해 원자 수준 표면 제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주창현 박사과정과 연성범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논문명 : Overcoming the Luminescence Efficiency Limitations of InP Magic-Sized Clusters)
(앞줄 왼쪽부터)KAIST 주창현 공동 1저자, 연성범 공동 1저자 (뒷줄 왼쪽부터)하재영, 조힘찬 교수, 장재동. KAIS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