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 속 밴스 미 부통령 면담 앞두고 입장 재확인
현지선 "지금은 독립 논의 멈추고 덴마크와 결속" 여론 확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오른쪽)와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아시아투데이 김도연 기자 =미국이 북극권 전략 요충지인 그린란드 영토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그린란드 정부가 덴마크와의 관계 유지 방침을 분명히 밝히며 미국의 압박에 선을 그었다.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 고위 당국자들과의 회담을 앞두고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지금은 독립보다 안정을 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과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장관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 가능성을 거듭 언급한 뒤 마련됐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13일 코펜하겐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나란히 선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순간 미국과 덴마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리는 덴마크를 선택한다"며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 안에서 하나로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 정치권과 사회 분위기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조속한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장기적인 자치 확대에 무게를 두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누크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핀 마이넬은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하면 그린란드는 오랜 기간 덴마크와 함께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안보 우산 아래 머무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누크에 거주하는 연금생활자 샬럿 하일만은 "미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는 덴마크와 나토의 일원인데, 왜 계속 우리나라를 원한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광업 종사자 카스페르 프랑크 몰러는 "작년까지만 해도 빠른 독립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의 위협 때문에 오히려 내부 결속이 강해졌다"며 "이번 회담이 외교적 해결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1979년 자치권을 획득한 이후 자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나아자 나탄니엘센 산업·에너지·광물 담당 장관은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다"며 "다른 이들에게는 땅의 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 주민들이 덴마크의 일부로 남는 데 만족하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국이지 미국인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 세기 동안 그린란드를 관리해 온 덴마크는 북극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방위력 강화 압박도 받고 있다.
트로엘스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다음 주 브뤼셀에서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할 예정이며, 올해까지 그린란드에서 다국적 나토 군사훈련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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