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데이로 한국 소셜 미디어의 문을 연 박수만 벗뷰리풀(But Beautiful) 대표. 그가 10여 년 만에 소셜 앱 '츄룹(truloop)'으로 돌아왔다. 메타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이 친구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완전히 변모한 지금, 그는 다시 '진짜 친구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을까?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지인들이 올린 콘텐츠를 보기가 어렵죠. 스토리 올리는 정도이고요. 저는 인스타그램 아이콘을 제 아이폰 두 번째 페이지로 뺐어요."
박수만 대표는 '소셜 네트워크의 탈친구화'를 강조했다. 메타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피드에서 접하는 친구 콘텐츠 비중이 한 자릿수 수준까지 낮아졌다. 저커버그 CEO 역시 메타 서비스 전반이 친구 관계 중심에서 관심사와 크리에이터 발견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공식 언급한 바 있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지인들이 올린 콘텐츠를 보기가 어렵죠. 스토리 올리는 정도이고요. 저는 인스타그램 아이콘을 제 아이폰 두 번째 페이지로 뺐어요."
박수만 대표는 '소셜 네트워크의 탈친구화'를 강조했다. 메타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이 피드에서 접하는 친구 콘텐츠 비중이 한 자릿수 수준까지 낮아졌다. 저커버그 CEO 역시 메타 서비스 전반이 친구 관계 중심에서 관심사와 크리에이터 발견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공식 언급한 바 있다.
"틱톡이 판을 크게 바꾸고, 이는 모든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쳤어요. 돌아갈 수 없게 된 것 같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중심으로 바뀐 거죠."
AI 비서가 해결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감정 노동'
츄룹의 핵심은 AI 비서를 통한 모임 일정 조율이다. 하지만 그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기술적 과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 노동'이다.
"일정 계속 물어보는데 꼭 선약 있는 날을 물어봐서 안 된다고 대답하기 참 곤란했던 상황들,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3명 이상, 많게는 5명 정도만 되어도 모임 안에는 자연스럽게 나이, 선후배, 사회적 위치 같은 보이지 않는 위계가 생겨요. 그 안에서 누가 먼저 움직여야 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동시에 피하고 싶어합니다."
츄룹은 이 미묘한 긴장과 부담을 AI 비서 캐릭터가 대신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누군가에게 "언제 되세요?"라고 묻는 일, 답이 없을 때 다시 재촉하는 일, 모두에게 눈치 보이지 않게 결정을 밀어붙이는 일을 개인이 아닌 구조와 프로세스로 풀었다.
"츄룹이 만드는 가치는 '일정을 더 빨리 잡는다'가 아니라, '사람들이 괜히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구조'에 있습니다. 기술은 그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 역할을 하지만, 진짜로 해결하려는 문제는 언제나 사람의 감정 쪽에 더 가까워 있습니다."
츄룹은 만남 하나하나를 '루프(Loop)'라는 모임방으로 정의한다. 피드나 타임라인 중심의 기존 소셜 구조와는 완전히 다른 선택이다.
"에어드롭과 단톡방으로 모임 리캡을 했을 때 단점은 다 흩어져 버린다는 거죠. 작년에 '성준이'와 내가 언제 라운딩을 했나 보는 방법은 캘린더를 둘러보는 방법밖에 없었고, 캘린더를 검색해서 뭘 본다는 게 상당히 어색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요."
새로운 사람들과 저녁 모임 한 번 하고 생긴 단톡방은 나가기도 뭐하고 놔두자니 번거롭다. 이 문제에 대한 츄룹의 답이 바로 루프다.
6명 개발팀으로 주 1회 이상 업데이트하는 '슈퍼 린 조직'
츄룹은 6명의 개발팀으로 일주일에 1회 이상 아이폰, 안드로이드 네이티브 앱을 버전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는 이를 "중간 관리자 없이, 모두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꽉 찬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밴드"에 비유한다.
"지금 이 일을 하면서 저는 뭘 만드는 걸 좋아하고 이때 제일 신나게 일하는구나를 다시 느끼고 있어서, 200명 넘는 조직을 관리해야 하는 일은 안 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어요. AI 시대에 들어와서 이렇게 할 수 있는 툴들이 계속 나오는 덕을 보고 있고, 이렇게 일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입니다."
"Beautiful to take a chance"
회사 이름 '벗 뷰리풀'은 재즈 팬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재즈 스탠다드 동명 곡에서 따왔다. "삶의 길 위에는 기쁨과 슬픔, 웃음과 눈물처럼 상반된 것들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한 발 떨어져 보면 그 모두가 아름다울 뿐"이라는 가사를 박수만 대표는 특히 좋아한다.
"제 커리어에는 성공해서 기뻤을 때도 있었고, 실패해서 고통스러웠던 순간들도 있었는데, 돌아보면 오늘의 제가 있게 만든 아름다운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가사 중에 'Beautiful to take a chance'라는 부분이 있는데, 기회가 주어지는 것, 기회라 생각했을 때 주저 없이 뛰어드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본사를 미국 법인으로 설립했다. 글로벌 TIPS 프로그램에도 선정됐고, 프리 A 라운드가 곧 마무리 될 예정이다.
"츄룹이 성공한다면 한국 인구수를 뛰어넘는 숫자의 소셜 앱이 됐을 거라는 가정만 해도 두근두근하네요. 한국 창업자가 만든 B2C 인터넷 서비스가 미국에서 1억 명 이상 유저를 모은 사례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투데이 시절 '소환한다'라고 표현하고, 어색해하던 그 신기함이 지금 세대에게는 자연스러운 소통 방식이 됐다"면서, 인스타나 슬랙에서 멘션하는 글쓰기가 일상이 된 현실, 어떻게 보면 신기하지 않은가"라고 되물으며 대중의 일상에 AI 비서가 스며들어 서로의 일정을 조율하는 대리인이 되는 소통 방식이 대중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듀오링고를 390일째 하면서 AI와 사용자 참여만으로 중독성 있는 외국어 학습 앱 아이디어도 간질간질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단 츄룹에 집중"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미투데이로 시작해 다시 소셜의 본질로 돌아온 박수만. 그의 도전이 소셜 미디어의 '탈친구화' 시대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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