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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증권가 아쉬움 큰데…밸류업·자사주 소각 꺼리는 '한화'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보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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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증권가 아쉬움 큰데…밸류업·자사주 소각 꺼리는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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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밸류업 공시, 에어로·시스템 2곳... 지주사 한화, 계획無
총 발행주식수 7.4% 자사주 보유 중이지만 소각 계획 전무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에도 주주환원책 부응 못한다 평가



한화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밸류업(기업가치제고) 공시와 보유한 자기주식 소각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주와 증권가 원성을 사고 있다. 한화는 현재로서는 밸류업 공시와 자사주 소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한화 주가는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 한화 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의 성장 기대로 주가가 크게 올랐었다. 하지만 한화가 배당을 제외한 자사주 소각 등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주가상승 흐름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목표주가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12만~14만원까지 올려잡았지만 구체적인 주주환원책 움직임이 없자 11만~12만원대로 내리기 시작했다.

개인주주들은 물론 증권가도 한화가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 성장에 따른 수혜를 입는 만큼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화 "밸류업·자사주 소각 계획 아예 없다"

지난 12일 기준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올라온 한화그룹 밸류업 공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두 곳이다. 한화를 포함 주식시장에 상장한 한화그룹 계열사는 총 12곳이지만 이들 중 밸류업 공시를 한 곳은 2곳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 대해 투자자들은 왜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주환원정책을 더 강화한다면 주가가 오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한화 최근 주가 흐름

한화 최근 주가 흐름


이미 한화는 밸류업 정책 수혜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월만 해도 2만원대 주가를 형성 중이었지만 지주사 디스카운트(중복상장 논란, 관심 부족 등으로 인한 주가 저평가 현상) 해소 및 보유한 자사주에 대한 소각 기대감으로 꾸준히 주가가 오르면서 지난해 6월에는 주가가 10만원대를 넘기도 했다.


아울러 한화가 총 발행주식수의 7.4% 달하는 물량을 자사주로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소각하면 주식 가치가 올라가면서 주가 역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시장의기대와 달리 한화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와 자사주 소각 계획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 아직까진 검토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같은 지주회사로 비교대상군에 오르는 SK(주)나 (주)LG, 롯데지주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난다. SK는 지난 2024년 10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엔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들어간다. LG역시 2024년 11월 밸류업 공시를 통해 보유한 자사주를 2026년까지 소각한다는 내용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롯데지주도 같은해 11월 밸류업 공시를 올리고 중간배당, 자사주소각 검토를 발표했다.


유일한 주주환원책 배당...자사주는 취득·처분만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받는 수혜,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올랐지만 한화는 이에 부응하는 주주환원정책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배당확대와 자사주 소각이 꼽히고 있지만 두 가지 모두 한화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한화는 꾸준히 결산배당을 하고 있지만 최근 10년간 배당액수는 1주당 500원~800원 사이에 머물고 있다. 배당금 액수를 주주들이 체감할 수 있게끔 파격적으로 올렸다고 보긴 어려운 수준이다.

한화 최근 10년간 배당금 규모

한화 최근 10년간 배당금 규모


자사주 활용 역시 기업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멀다. 한화는 지난 2000년부터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직접 또는 증권사와 신탁계약 방식으로 취득해 왔다. 이렇게 확보한 558만주의 자사주를 2004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6년간 그대로 가지고만 있었다.


한화가 본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0년이다. 당시 한화는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RSU(Restricted Stock Unit)' 제도를 도입했다. RSU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으로 임직원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RSU로 성과 보상을 하기 위해 기업은 자사주를 시장에서 사와야 한다.

즉 임직원들은 성과급으로 회사 주식을 받아 책임경영을 도모하고 이 과정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 물량을 줄여 주주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목적이었다. 이후 한화는 2020년~2022년 3번에 걸쳐 자사주 68만8817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한화가 자사주를 활용한 두 번째 사례는 지난 2022년 11월 고려아연과 사업 제휴 강화를 목적으로 자사주 543만6380주를 고려아연에 넘기고 한화는 고려아연 자사주 23만8358주를 사들였다. 한화가 고려아연에 넘긴 자사주 물량은 당시 한화가 보유한 전체 자사주 물량의 83%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임직원 성과 보상과 사업 제휴를 위한 처분을 빼면 한화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활용한 사례는 없다.

한화는 RSU제도 도입을 통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행위를 주주가치제고라고 표현했지만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는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20년 넘게 단 한 번도 자사주 소각(지난해 우선주 소각 제외)을 하지 않아 온 만큼 주주환원에 자사주를 활용한 사례는 없다고 봐야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는 소각계획 없다지만...증권가·투자자는 소각 요구

지난 2022년 한화가 고려아연에 대량의 자사주를 처분했다고 해서 소각할 자사주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한화는 고려아연에 540만주가 넘는 자사주를 처분했지만 이후 2023년 한화모멘텀을 물적분할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보통주 자사주 445만816주, 우선주 자사주 309만5319주를 취득했다. 덕분에 한화의 보통주 자사주는 113만2437주(고려아연에 처분 당시)에서 558만3253주로 늘었다. 이는 한화 총 발행주식수의 7.4%에 달하는 물량이다.

임직원 성과보상을 위해 취득한 자사주 68만8817주를 제외하면 나머지 489만4436주는 소각 여력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증권가와 투자자 등 시장은 한화의 자사주 소각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화가 보유한 7.4%의 자사주 중 0.6%는 주가 안정을 위해 취득했고 0.9%는 RSU지급을 위해 취득했다"며 "나머지 5.9%는 한화모멘텀 분할 과정에서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발생한 것인데 한화가 우선주를 소각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만큼 (보통주 역시)자사주 의무소각안에 따라 소각규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NH투자증권은 "한화생명이 배당을 재개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자회사들이 배당을 확대하면서 한화의 주주환원 규모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유 자사주 중 직원 보상 목적분을 제외한 자사주 일부는 소각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주주가치 개선을 기대하며 한화의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상향했지만 이후 한화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자 주주가치 제고를 다시 강조하며 한화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BNK투자증권은 "주주환원이 중요해진 시점에 주주친화적인 정책 효과가 있어야 투자 모멘텀이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한화 목표주가를 13만원까지 올렸던 흥국증권도 지난해 12월 한화 주가를 11만5000원으로 내렸다. 흥국증권은 "한화가 주주환원(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확대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추가적인 주가 재평가도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개인주주들 역시 한화가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한 개인 주주는 "보유한 자사주 558만주 즉시 소각해야 한다"면서 "자사주 교환으로 받은 고려아연 주식을 처분해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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